“시혜성 아닌 동반성장 위한 ‘상생금융지수’ 절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8 16:27

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위한 토론회’ 개최

제조 부문 동반성장지수처럼 체계적 금융부문 상생지수 강조

“기존 은행권 상생금융 이용 12% 불과” 패러다임 전환 촉구

중소기업중앙회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왼쪽 4번째), 오영교 동반성장위원장(왼쪽 5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중소기업계가 은행권에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중소기업의 은행 의존도가 높은 자금시장 상황에서 단순한 시혜성 금융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과 은행이 실질적으로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와 공동으로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과 은행의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첫 토론회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 강화 요구에 부응해 상생금융 전담부서를 신설·강화했고, 올해 초 상생금융을 올해의 경영전략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그럼에도 은행권의 상생금융 움직임을 바라보는 중소기업들의 눈길은 차갑다.


여전히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은 정책금융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은행권의 상생금융은 취약계층 금융소비자나 소상공인에 치우쳐 있어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금융은 까다로운 자격요건 등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최근 중기중앙회의 상생금융 실태 의견조사 결과에서, 중소기업들은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상 상생금융 제도에 대해 △잘 모른다 64.3% △알고 있지만 이용하지 않(못)했다 23.3%로 드러난 반면, '이용했다' 응답은 12.3%에 그쳤다.


중소기업계는 실물부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노력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와 같이 금융부문에서 은행권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노력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를 신설해 시혜적 지원을 넘어 은행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하자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용환 서울여대 교수는 “은행의 상생금융 대상이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에 치우쳐있어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금융 실적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실물부분에서의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더해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통해 실물·금융·공공부문이 지탱하는 균형적인 경제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상생금융 실적 등을 평가하고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의 은행이용 체감도 등을 평가해 이를 합산해 매년 상생금융지수를 발표하고, 이를 4대 금융지주부터 시작해 전 금융기관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노 교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기업은 명예에 그치지만, 상생금융지수 우수평가를 받은 은행에게는 공공기관 주거래 금융기관 선정시 우대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다른 발표자 임채운 서강대 교수도 “은행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도록 은행 영업방식을 기존의 단기실적, 담보대출, 이자수익 중심의 '거래금융'에서 기술평가, 지식재산권 등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수립하는 '관계금융'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대다수 패널들이 상생금융지수 도입 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은행과 중소기업이 협력사 관계라기보다는 기업과 고객의 관계인 만큼 동반성장지수와 같은 지수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금융을 강조하면 대기업, 소상공인 등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 △국제금융기준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점 등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실현을 위해 상생금융지수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은행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중소기업과 은행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고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계속해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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