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의견거절 사유 해소해 ‘적정’ 받았지만
임원 소유 회사 지원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
최대주주 대원제약, 추가 지원 여부 촉각

▲에스디생명공학 CI
최대주주 변경 이후 거래 재개 가능성을 보여준 에스디생명공학이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최근 수년간 누적된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에 못미친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인수한 대원제약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국거래소는 에스디생명공학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 중인 종목이다.
단, 의견거절 문제는 이번에 해소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재감사를 통해 지난 1월 31일 해당 감사보고서의 의견을 '적정'으로 수정한 공시를 다시 냈다.
문제는 감사보고서는 적정이지만 기록된 손실의 규모다. 매출채권 이외의 채권에서 발생한 손상차손 규모가 52억2569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다.
손상차손은 위드지엘에서 29억원, 에스디큐어 7억9978만원, 애니코스 7억원, 신성디엠 6억3511만원, Camorak s.r.l. 1억2038만원, Laboratoires d'Armor 4541만원 등의 순으로 쌓였다.
위드지엘은 에스디생명공학에서 중국제조 부문 부사장을 지낸 이한영 씨가 소유 중인 법인으로 확인되며, 에스디큐어와 애니코스는 에스디생명공학의 계열사다.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결국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법인세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에 추가로 지정됐다.
이에 에스디생명공학은 향후 상장 유지를 위해 최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말 대원제약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대원제약은 총 650억원을 들여 에스디생명공학의 지분 72.90%를 확보했다.
투입된 자금 덕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감사보고서 '적정'을 얻어냈지만, 손상차손에 따른 손실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에서 에스디생명공학이 제출할 경영개선계획서에 대원제약의 지원 약속이 담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원제약 입장에서 에스디생명공학의 상장이 그리 절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미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을 인수한 데다가 투자 목적이 아니라 신사업 진출이라는 이유로 지분을 사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66억원에 달한다. 대원제약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화장품 사업에 진출할 자산을 얻어낸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원제약은 이미 큰 규모의 지출을 진행해 추가 자금 지출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하지만 에스디생명공학의 인수에 자산운용사도 컨소시엄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상장 유지를 위한 추가 지원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