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0억 간다” 코인원 광고… 규제 방안이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9 14:41

코인원, 신규 고객 이벤트 중 홍보 문구 눈길
투자자 판단 영향 우려... 제재 필요성 부각
당국 “이용자 보호 위한 일부 개선할점 보여”

출처=코인원 앱 푸시 알림 스크린샷

▲출처=코인원 앱 푸시 알림 스크린샷

코인원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이벤트의 홍보 문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세에 관한 다소 확정적 어조의 광고 문구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광고 규제 마련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인원은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기간 내 코인원 플랫폼에서 처음으로 거래를 실시하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 더 좋아하는 코인에 투표할 경우 1만원~4만원 상당의 무작위 가상자산을 에어드롭하는 이벤트다.


그런데 해당 이벤트 광고에 삽입된 홍보 문구가 일부 이용자들에게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에 코인원 앱을 설치할 경우 수신되는 푸시 알림에서 '비트코인 20억 간다, 그때 살껄 하지 말라 했제?'라는 문구가 가장 상단에 굵은 글씨로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미국 바이낸스 기준 한화로 87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 이벤트 홍보 문구가 향후 비트코인의 시세가 20억원까지 도달하리라는 확정적인 어조로 표현돼 있어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반적인 투자 전문가나 유튜버가 플랫폼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자유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코인 매매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로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현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거래소 광고에 대해 제재를 가할 별다른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사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손실보전 또는 이익보장을 오인하게 하는 광고 표현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투자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아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비트코인 시세가 20억원까지 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만큼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광고 규정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이에 지금부터라도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광고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나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자체 규정에도 거래소의 광고 표시에 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대표 변호사는 “거래소가 투자자 유입을 위한 영리 목적으로 광고를 하는데 다소 과장하는 문구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해관계가 있는 거래소가 단정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일반적인 의견 표현과 다르게 봐야 하며, 어느 정도는 규제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규는 없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의 광고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인원 측에서는 “해당 문구는 아크인베스트먼트 캐시우드의 비트코인 전망을 인용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이모지를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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