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유통株 ‘주주환원 없네’ 급등 후 급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9 15:27

주요 유통주 상승분 반납…롯데쇼핑 9만원→7만원대로
저평가 맞지만, 수익성 한계 극복 전엔 반등 어려워
구조적 문제 해소 우선… 적극적 주주환원책도 필요

국내 유통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가 소멸하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소재 한 마트. 연합

▲국내 유통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가 소멸하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소재 한 마트. 연합

국내 유통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가 소멸하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와 정책 효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한 달 새 13.41%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2월7일 종가 9만1100원까지 급등했으나, 현재 7만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다른 유통종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랑 현대백화점도 한 달새 각각 11.82%, 12.54% 급락했다. 이마트 주가도 1개월 새 8.94% 하락했다. 지난달 5일 8만7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6만9000원대까지 추락했다.



국내 유통종목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 종목이었다. 이에 지난 1월 중순 이후 종목별로 20~30% 급등하기도 했다.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실제 당시 유통 종목 대다수의 PBR가 0.2~0.4배 수준이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경우 12개월 선행 PBR이 각각 0.17배, 0.22배였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배를 밑돌면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저PBR주인 유통주는 기업가치 상승에 한계에 부딪혔단 평가다. 국내 유통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 적자를 냈다. 이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본업 매출액도 2.1% 하락했다.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도 10% 이상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0.48%로 떨어졌다.


롯데쇼핑도 5년째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9년(17조6220억원), 2020년(16조1844억원), 2021년(15조5736억원), 2022년(15조4760억원), 2023년(14조5559억원)까지 매년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매출액이 감소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실적 개선이 우선돼야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PBR 수혜를 받으려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동반돼야하기 때문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통주 중 PBR 1배 미만 종목 중 ROE가 10%를 넘는 경우는 없고,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한다"며 “본업에 대한 실적도 하향되고 있고 재무건전성도 취약한 만큼 우려 상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통기업들이 내놓은 주주환원책도 투심을 자극하긴 쉽지 않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최소 배당액을 기존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올해 총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각각 최저배당을 2000원, 3500원으로 설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의 20%를 주주 환원 재원으로 쓴다는 목표다. 신세계도 지난해 11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의 10~15%를 배당제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유통종목의 향후 핵심은 주주환원율 제고 여력과 기대 배당수익률인데, 재무 건전성이 다소 취약한 기업들도 있어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 마련이 원활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테마형처럼 단기 주가 급등 후 하락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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