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에너지경제 정재우 기자. 19일 열린 ㈜고려아연의 제50기 주주총회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신주인수권' 관련 정관변경 의안(제2-2호)이 부결됐다.
영풍은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최대주주인 영풍과 정관변경 및 배당금 축소 안건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표 대결을 벌였으나, 이날 열린 고려아연의 주총에서 영풍이 반대 의사를 밝힌 2개의 안건 중 정관변경(제2-2호 의안) 안건은 부결되고, 배당금 결의(제1호 의안)는 고려아연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기존 정관 제17조(신주인수권) 및 제17조 2(일반공모증자 등) 조항을 병합, 수정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한 관련 조항의 문구를 삭제하려 했다.
고려아연은 기존 정관의 이 같은 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2022년 9월부터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에 잇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전체 주식의 약 10%를,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약 6%의 지분을 외부에 넘김으로써 총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킨 전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신주인수권' 관련 정관 조항을 사측의 뜻대로 개정하면 무차별적이고 대대적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해져 기존 주주의 심각한 주주권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이 영풍의 입장이다.
올해 고려아연이 배당금을 축소(중간배당 포함 1주당 2만원→1주당 1만5000원)하게 된 배경에는 무분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배당해야 할 주식 수가 무려 320만주(약 16%) 늘어난 탓도 있다.
최종적으로 이날 주총에서 제2-2호 정관변경 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신주인수권 관련 조항의 문구가 그대로 유지돼, 경영진의 무분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막을 수 있게 됐다.
배당금 안건은 고려아연의 원안대로 1주당 5000원의 결산배당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반기 배당금인 1주당 1만원을 포함한 2023년도 현금 배당액은 1주당 1만5000원으로 전기 대비 5000원 줄어들게 되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주주친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고, 이익잉여금 등 배당 여력이 충분한 만큼 결산배당으로 1주당 1만원을 배당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영풍은 주총 결과와 관련해 “많은 주주분들이 표를 모아준 덕분에 주주권을 침해하는 현 경영진의 전횡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며 “최대주주인 영풍은 앞으로도 전체 주주의 권익 보호와 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풍은 故 장병희, 최기호 두 창업주 가문이 대대로 이어온 양사 간의 '자율경영'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며 “고려아연과 유기적인 협력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서로 간의 상생발전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