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외 이사 선임 등 사측 주요 안건에 찬성 권고…“결격사유 없다”
‘주주제안’ 자기주식 전량 소각 반대…중장기 관점 주주가치 등 고려

▲서울 을지로 금호석유화학 본사
오는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금호석유화학에게 원군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박찬구 회장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의 3번째 대결에서도 승기를 잡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는 사측의 주요 안건 내용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연구소는 정관 변경안과 관련해 자기주식 처분 및 소각 결의 권한이 이사회에 있다고 봤다. ISS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의견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차파트너스는 의견 재검토를 요청했다. ISS가 지난해 KT&G 정기 주총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도록 정한 주주제안 정관변경안에 찬성권고를 했기 떄문이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주주총회 결의로도 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주제안을 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로부터 거버넌스 개선 등에 필요한 권한을 위임 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자사주 소각 물량에 대해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차파트너스는 과도한 자사주 보유가 의결권 제한 및 주당 순이익 감소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량 소각을 촉구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부채비율과 5년 평균 부채비율이 각각 36.8%·52.9% 수준으로 재무건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사회의 배당 이력과 자기주식 50% 소각에 대한 계획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측면으로 보면 사측의 솔루션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박철완 전 상무
차파트너스는 현재 이사회가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 및 감시 기능이 없다며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2021년 이후 이사회가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사회에 시차임기제를 구축하고 박 회장의 불법취업 및 고액보수 수령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OCI와 대규모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만장일치'로 박준경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도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ESG연구소는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와 백종훈·고영도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 과다 겸임 및 기업가치 훼손 등 감사위원이 되는 사내·외이사로서의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정미·양정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이같은 맥락에서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이들 이사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한국ESG기준원도 최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찬성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리스크 대응 및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자사주를 남겨놓겠다는 구상이 설득력을 얻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지분의 80%에 달하는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당일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