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불확실성 기재
유동부채, 유동자산 초과…부채비율만 1800% 달해
차입금 만기 연장에 이자비용 증가…재무 리스크 커
제주드림타워 실적 개선 관건…‘유커 특수’ 미미 한계
롯데관광개발이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을 지적받았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린 영향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지난해 4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서도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언급된 데 이어 올해는 감사보고서에도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이 적시됐다.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은 △회사의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지나치게 클 경우 △자본잠식상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상환능력부족 △영업현금흐름 악화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기재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 대비 1조1279억원을 넘어서면서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06억원, 당기순손실은 20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1조2087억원으로 지난 2022년(1조273억원)보다 17.7%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의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조1279억원만큼 초과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이 2023억원 발생했다"며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의 가정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의 기업 존속에 빨간불이 켜진 데는 지난 2021년 운영을 시작한 대규모 복합리조트인 제주드림타워의 차입금 관련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제주드림타워 건설 관련 차입금 7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재무위기 우려가 나왔으나 만기일을 1년 연장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135억원인 데 반해 이자비용이 1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은 전년(927억원) 대비 1년 만에 210억원 넘게 늘었으며 매출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부채비율도 1800%에 이른다. 지난 2021년 2372%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678%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150% 정도를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다.
제주드림타워의 실적 저조 역시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주드림타워 내 카지노 부문과 호텔 부문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방한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실적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아울러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가 카지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 리오프닝 수혜도 예상됐지만 중국 내 부동산발 위기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유커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3%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