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 남은 탄소국경세(CBAM)…이러다 中한테도 밀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4 08:59

유럽연합, 2026년부터 철강·알루미늄에 탄소세 부과

中 상하이금속거래소 등에서 저탄소 메탈 이미 판매

韓기업 속수무책, 7조원 수출경쟁력 하루아침 사라질 판

박철완 교수 “CFE·RE100 투트랙…지붕태양광 등 정부 적극 지원해야”

알루미늄 제품.

▲알루미늄 제품. 사진=픽사베이

2026년부터 유럽연합(EU)은 역내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품목에 탄소세를 부과한다. 이에 대해 마땅한 대비책이 없는 우리나라는 연 7조원 규모의 수출이 타격을 받게 생겼다. 반면 중국은 이미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생산한 저탄소 금속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향후 저탄소 시장에서 중국한테도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상하이금속거래소(SMM)에 따르면 중국에서 저탄소 알루미늄 제품의 현물가격은 톤당 2만142위안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저탄소 알루미늄 제품은 일반 알루미늄 제품의 1만9250~1만9290위안 가격보다 많게는 약 4.6%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저탄소 알루미늄은 작년 6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 가운데에서도 주로 중국 남부지역의 수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탄소 철강 및 알루미늄을 준비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도 대부분 수력발전을 사용할 계획이다.


중국이 저탄소 알루미늄 제품을 선보인 이유는 EU의 탄소국경세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대응 차원으로 분석된다.


CBAM은 EU가 역내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수소 품목에 대해 탄소배출량만큼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이다. EU는 올해부터 CBAM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2026년부터는 실제 탄소세를 부과한다.




알루미늄은 제련과정에서 단위당 가장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금속으로, 연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가 알루미늄 제련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1톤 생산 시 온실가스 14톤이 배출된다. 저탄소 알루미늄은 4톤 미만으로 배출되며, 중국은 2톤 미만으로 배출량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은 벌써부터 EU CBAM에 차근차근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1472GW로 전체 용량의 50.4%를 차지했으며, 1~10월 발전량은 2330TWh로 전체 발전량의 31.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32.5GW로 전체의 22.7%이며, 발전량은 5만406GWh로 전체의 8.1%에 불과하다.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SMM)에서 거래되고 있는 저탄소 알루미늄 제품 가격 동향.

더군다나 중국은 해상풍력 등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제련산업 등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규모 태양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산업부문에서 이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2026년이 되면 국내 관련 제품의 수출경쟁력은 엄청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가 EU로 수출한 철강제품 수출액은 49억8500만달러, 알루미늄 수출액은 3억9600만달러, 비료 수출액은 860만달러로 총 53억8960만달러이다. 한화로 7조2115억원 규모이다.


카본크레딧스닷컴에 따르면 22일 기준 각국의 탄소배출권 거래가격(CO2톤당)은 EU 59.37유로(약 8만6199원), 미국 캘리포니아 28.66달러(약 3만8433원), 중국 11.6달러(약 1만5561원), 한국 6.66달러(8934원)이다.


EU와 우리나라의 배출권 거래가격은 9배 차이. 그만큼 국내 기업이 EU에 탄소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2026년부터 7조2115억원 규모의 수출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글로벌 탄소무역장벽에 시급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터주고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철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에너지기업 전환 전문위원회 위원장(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은 “CFE(원전,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력 공급)는 국가 주도로 시작된 정책이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가고, RE100(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은 민간 자율 규제이기 때문에 민간 주도로 가는 투트랙이 필요하다"며 “RE100을 위해 제조업이 '공장 인접 대규모 자가 태양광'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동안의 소규모 태양광 보조금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