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만 각각 21%‧15.6%↑
단기 조정 불가피…추가 상승 여력 충분
국내 자동차 종목이 정부의 주가부양정책에 따라 단기간 급등했다가 소폭 조정을 받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국면이 찾아올 순 있어도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인 만큼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8500원(3.37%) 떨어진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는 21.45% 상승했다. 현대차는 1월2일 20만원대로 시작해 3월 25만50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대차의 22일 기준 종가는 24만3500원이다.
기아도 22일 전장대비 2800원(2.42%) 하락한 11만2900원에 마감했다. 기아는 연초 이후 15.68% 올랐다. 기아는 올해 9만7000원대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3월8일 12만80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하락폭을 넓히고 있다. 기아의 22일 기준 종가는 11만2900원이다.
앞서 기아는 이달 18일 현대차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19일 배당락의 영향으로 기아 주가가 7.11%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현대차에 5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기아의 배당 기준일은 20일이었다. 2거래일 전인 지난 18일까지 기아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단기 조정을 받는 이유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인센티브 위주의 권고에 머물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보다 낮은 대표적인 저(低) PBR 종목으로 꼽혀왔다.
다만 증권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온 만큼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주가 흐름은 우상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글로벌 경쟁사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도요타 다음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상태는 분명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완화 가능성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아직 남아있어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책은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심리를 자극시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과 5400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2분기와 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다. 현대차는 보유 중인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한다. 기아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4만원, 기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6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6조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빼고 보더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상관관계로 분석할 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