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있니” 감사보고서 미제출 47개사 주주들도 멘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4 11:55

24일 기준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47개사

유가증권에서 10개사, 코스닥 37개사 등

보고서 지연 이유 회계 문제 발견 가능성

매도압력 높아 주가 하락 커, 투자 시 주의

유가증권 상장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유가증권 상장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자료=한국거래소


'번역을 못해서 감사보고서 미제출이라니?'




지난 22일 오후 2시경 한 포털 종목토론방에 등록된 글 제목이다.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중인 금양이 지난 21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도 대혼란 중이다. 올해도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이 40개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금양은 지난 21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에 대한 안내' 공시를 통해 '2023년 회계연도 감사와 관련해 해외 종속회사의 감사 진행 과정에서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감사증거의 지연 제출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에 의한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내 제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이 사내에 올린 공지를 보면 종속회사인 'MONLAA LLC'의 PPA(매수가격배분) 보고서가 한글로 작성돼 몽골 현지 감사인의 검토가 어려워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외부감사법 제23조제1항 등에 따라 외부감사인은 회사에 대해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 감사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회사는 감사보고서 수령당일 거래소에 공시해야 한다. 상장회사는 결산 후 90일 안에 감사보고서를 첨부한 사업보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제때 이행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10일 안에도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대부분의 정기주총이 이달 말로 예정된 만큼 모든 기업은 지난 22일까지 감사보고서 제출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24일 기준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총 47개사에 달한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에서는 진원생명과학, 콤텍시스템, 금양, 삼부토건, 선도전기, 영원무역, 영원무역홀딩스, 웰바이오텍, 유니켐, 한창 등 10개사다. 코스닥 상장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코스닥150지수에 이름을 올린 네패스와 엔케이맥스를 필두로 EDGC, 대산F&B, 나노, 한탑 등 37개사에 달한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기업들 중 일부는 회계 문제가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중 9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미뤄질 경우 주가도 영향을 받는다. 금양이 지난 22일 장중 11만8000원까지 밀리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고, 전기 재무제표에서 일부 오류가 확인돼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한탑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1000원선이 무너진 993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자회사의 실적 집계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사보고서 제출도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다만 자칫 회계이슈로 인해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 폐지 수순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해당 종목 주가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회사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기업에 대한 매도 압력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감사보고서 이슈가 해소됐어도 이들 기업이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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