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방 호전” 안일한 인식 대처 ‘춘곤증 퇴치전략’
일시적 신진대사 부조화로 졸림·노곤함·우울감 동반
2주~1개월 길어지면 만성피로증후군·결핵 의심해야
마사지·과채류섭취·운동·20분이내 낮잠 등 ‘회복효과’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은 여러 만성질환, 감염성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잘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식사, 수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무난하게 극복이 가능하다. 식사 후 걷기나 평소 적당한 수준의 운동은 필수적이다. 지난 주말,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등산객들이 산행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순 기자
곧 4월이다. 본격적인 봄날이다. 봄 날씨가 고양이 솜털처럼 부드러워지면 몸도, 정신도, 마음도 흐느적거리게 되는 불청객 '춘곤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겨우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신체가 따뜻한 날씨의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신진대사의 부조화 현상이 바로 춘곤증이다.
졸림, 노곤함, 어깨와 목의 통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감 등 다양한 신체 및 정신·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대표 증상이 피로감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과로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발생하고 대개 1~2일 푹 쉬면 호전된다.
반면에 2주~1개월 이상 피로가 이어지면 질병에 의한 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춘곤증인지 아니면 결핵이나 만성피로증후군, 간염, 갑상선질환, 당뇨병이나 간질환, 콩팥질환, 정신질환 등이 생긴 것인지를 구별하는 차원에서라도 '춘곤증 퇴치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춘곤증이 2~3주 계속되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만성피로증후군, 결핵·당뇨·우울증 등 전조증상 의심해야
결핵은 알 수 없는 피로감과 함께 2~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가래·객혈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오후에 열이 나고 취침 후 식은땀,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국내 결핵 발생의 특징은 노인 결핵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65세 이상 노인 결핵 신규 환자율은 10만명당 100.6명으로 65세 미만 신규 환자율 10만명당 17.0명 대비 5.9배 높은 수준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일반적인 피로나 만성피로와는 다른 것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천근만근 무겁고 피곤이 가시지 않는 증상이 원인과 관계없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6개월 이상 반복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결핵이나 당뇨병, 콩팥병, 우울증 같은 만성질환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크다.
갑상선(샘) 기능 저하증은 초기에 몹시 피로하고 우울하며, 따뜻한데도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적게 난다. 별 이유없이 체중이 증가하고, 변비가 생기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 말과 동작이 느려지고, 얼굴 표정이 둔하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얼굴과 눈 주위가 붓는 증상도 생긴다.
우울증은 수면장애나 식욕 부진,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과 흔히 동반된다. 우울한 기분뿐 아니라 불안하거나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콩팥병은 만성적인 피로와 함께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탁하고 거품이 많이 날 때, 눈 주위나 손발이 붓는 증세, 몸 전체의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간염 또한 피로감과 함께 구역, 근육통, 미열을 동반하기도 하며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피부나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을 동반할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당뇨병도 피로의 온상이다. 소변의 양이 늘어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증,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인 다음증, 체중 감소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이밖에 △최근 갑자기 발생한 피로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만성적인 기침이나 호흡곤란과 객혈 △음식 삼키기가 곤란한 증상 △항문에서 출혈이 있을 때 △유방에 종괴가 있을 때 △생리 이외의 질출혈이 있을 때 등과도 관련이 있다.
◇ 하버드대 “춘곤증 줄이는 낮잠, 심장병 발병위험도 37% 낮춰"
다음의 방법들은 춘곤증이 생겼을 때뿐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해주면 증상 완화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첫째, 지압과 쫙쫙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눈이 피로하면 예풍혈을 눌러준다. 귓불의 뒤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다. 머리가 무겁고 맑지 않을 때는 태양혈(관자놀이)을 눌러준다. 어깨가 뻐근하고 피곤할 때는 견정혈을 지압하면 좋다. 목 뒤에 튀어나온 목뼈와 어깻죽지의 중간부분이다. 스트레칭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쭉쭉 늘여주는 다양한 방법을을 수시로 해주면 된다.
둘째, 채소와 과일 듬뿍 먹기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 C와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해 춘곤증 해소뿐 아니라 피부미용,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가 중금속과 결합해 체외로 쉽게 배출된다. 양배추를 먹으면 소화를 도와 식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이 부족해도 춘곤증이 쉽게 오고 심해진다. 비타민 B1은 돼지고기나 현미밥에 풍부하다.
셋째, 꾸준한 운동이다.
가벼운 달리기나 걷기, 무리하지 않는 등산 등이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은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매우 좋다. 반면에 식후의 강도 높은 운동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 달리기나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경우에는 식후 30분 정도에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15~20분의 낮잠은 춘곤증을 줄이고 신체적, 심리적 회복효과도 있다.
30분 이상 자면 오히려 무기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하버드대와 아테네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이 37%나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