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vs 한투 ‘베트남戰’ 올해 더욱 치열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6 15:40

미래에셋 실적·점유율 우위 속 한투 추격 중

그룹 회장·법인장 모두 ‘고려대 출신’ 눈길

베트남 법인 중요성 여전...올해 성장 유력

(왼쪽부터)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장,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왼쪽부터)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장,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국내 증권업계 1위를 다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 현지에서도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수년째 현지법인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는 '야전 사령관' 강문경 미래에셋 베트남법인장, 박원상 한투증권 베트남법인장의 신경전도 주목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처럼 강·박 법인장도 고려대 동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법인을 둔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법인(Mirae Asset Securities Vietnam JSC)이 거둔 연간 매출·순이익 규모는 각각 1397억원, 324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은 매출·순이익은 각각 1332억원, 261억원이었다.


이 두 법인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20%가량 하락한 규모다. 작년 고금리 환경 지속 및 중국 부동산 사태 여파로 베트남 증시 거래대금이 위축되면서 리테일 중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현지법인 실적에 영향을 끼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13%가량 축소됐다.




단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 순이익은 오히려 2022년(67억원) 대비 약 4배 커졌다. 이는 2022년 금리 인상기 미국 달러 환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상당액의 환차손이 발생한 영향이다.


아직은 미래에셋증권이 실적 및 리테일 시장 점유율 면에서 우위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호찌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리테일 시장점유율 5.06%로 업계 6위에 위치했는데, 전년 대비 0.41%포인트 하락하며 순위도 한 단계 낮아졌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점유율 3.20%로 9위를 기록, 전년 대비 점유율과 순위가 모두 상승했다. 작년 한 해만큼은 리테일 사업 성장세 측면에서 한국투자증권의 '판정승'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법인 순이익 규모는 홍콩·북미 등 금융 선진국 법인의 바로 다음가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증권업계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며 두 증권사 역시 인도·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국가로 나아가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베트남 법인이 아시아 지역 주요 역할을 맡은 모습이다.


더불어 베트남 증시가 올해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지법인 실적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 VN 지수는 이달 25일 기준 연초 대비 12.21% 오른 1267.86을 기록했으며, 거래대금도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다. 올해 GDP 성장률도 4.7%가 예상되는 등 대표적인 신흥국 투자처로 꾸준히 경제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에 양 사 모두 국내 수위 투자은행(IB)으로써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올해도 베트남 현지 비즈니스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 및 지속가능한 경영 시스템을 확보하는 한편,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등 본사와의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며 “온라인 위탁매매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차별화된 로컬 종합증권사로서 사업 모델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서 선점한 커버드워런트(CW)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고, 위탁매매나 IB 자문, 채권 인수, 상장지수펀드(ETF)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올해는 최근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론칭해 신규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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