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세미나/패널토의] “데이터센터 전기넘치는 지방으로 이전할 때…특구 설립 등 정책 마련하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7 11:13

본지·전자신문·데이터센터연합회·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서 전문가 토론

토론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데이터센터는 전기가 넘치는 지방으로 이전할 때가 됐습니다. 전기요금을 개편하고 특구를 설립하는 등 정책 마련을 이어가야 합니다."




에너지·데이터센터 분야 전문가들은 에너지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한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에 참석, 패널토론을 통해 데이터센터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논의했다.


이날 토론은 백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자리를 끝까지 지킬 만큼 열띈 열기를 이어갔다.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은 강원도에서 가동되는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송전망을 추가로 짓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시대 흐름상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 취지에는 공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건 업계의 희생이 따라오는 만큼 충분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은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가 이날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토론에는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장,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송준화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이사, 이승준 한국전력공사 에너지신사업처 신재생사업부장이 참여했다.


토론에 앞서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분산에너지 조기 정착을 위한 동해안 지역 대규모 테이터센터 구축 필요성',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문이사는 '한국 데이터센터 현황과 발전방향, 류기훈 데우스 대표는 '동해안권 Green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손양훈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좌장)가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손양훈 명예교수는 “발전소를 지으면 전력을 어디에 쓸지 송전망이 구축돼야 한다"며 “강원도에 전력공급원은 많이 생겼는데 실제로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이맘때쯤부터 강원도에서 전력 수요처를 개발해야 한다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등장했고 송전망제약 지역에 전기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제도가 생겼다"며 “1년 사이 상당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이날 세미나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산업이 들어서러면 용수, 전력, 인력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며 “이를 구축하기 위해 강원도청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지방 유치 위해 값싼 전기 쓸 수 있게 특단 대책 마련해야"

조홍종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게 지역에 넘치는 전력을 해결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데이터센터 지역 유치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50년까지 590테라와트(TW)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일 년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이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가 맞다"며 “특히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재생에너지 공급만으로는 힘들다. 판교 사고처럼 블랙아웃이 생길 수 있다. 값싸면서도 무탄소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송전망 문제 때문에 동해안 석탄발전 가동률은 10% 미만으로, 이로 인해 사회적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신규 원전을 건설한다 해도 전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며 “한전은 지역별 차등 도매전력요금제(LMP)를 들고 나왔지만 이는 도매요금 조정일 뿐, 소매요금을 낮출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지자체가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욱 성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세금 우대 및 문화, 교육, 병원 등 관련 편의시설을 한꺼번에 구체적으로 내놓으면 지역 유치와 전력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봉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이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한전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왔다.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은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통과로 분산사업자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한전이 지난해 5월 재생에너지 PPA 요금제를 PPA 계약을 못하게 할 정도로 비싸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PPA 진입제한을 해버린 거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RE100 참여기업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0%는 PPA 요금제로 심각한 악영향을, 50%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며 “이런 반발로 PPA 요금제 도입이 유예됐다. PPA 요금제를 어떻게 할지 제대로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동일한 문제가 송전망 제약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기는 석탄발전사업자가 피해자다"며 “예전에 정부는 전기가 모자르니 석탄발전소 지으라고 사업자를 부추겼다. 석탄발전소를 지었더니 송전망 건설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석탄발전사업자들이 전기를 못 팔고 있는데 한전은 사업자에게 송전망 요금을 내라 한다. 이해가 안 간다"며 “한전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에서 정리를 해줘서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데이터센터 유치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인센티브 강화 위한 특구 조성 필요"

박상희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장이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유치는 어렵다는 정부 입장은 재확인됐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의 지방 유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상희 산업부 과장은 “국가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반도체산업은 수도권에 있어도 되지만 데이터센터는 지방에 내려가도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를 통해 지역균형발전도 돕고, 전력계통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과장은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계통 품질 및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기사용 신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그럼에도 몇몇 데이터센터가 틈새로 수도권에 들어오려고 하는데, 계통 때문에 어렵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지역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유치 의지, 전기 요금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송전제약 전력의 직접 공급계약(PPA)이 8월 7일부터 가능해진다. 20%만 송전하고 있는 동해안 전력이 PPA 요금을 얼마로 하느냐를 보면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자체에서도 워케이션 제시, 젊은이들을 위한 취미생활 등을 인센티브레 제공하고 철도 연결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준 한국전력공사 에너지신사업처 신재생사업부장

▲이승준 한국전력공사 에너지신사업처 신재생사업부장이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한전 관계자는 인센티브 강화를 위한 특구 조성을 제안했다.


이승준 한전 부장은 “데이터센터 지역분산은 송전망 건설 보강과 지연 대체 효과, 발전제약 완화효과가 있다"며 “경제적으로도 지역의 고용과 생산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현재 발전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강원, 송전제약이 발생하는 전남, 제주 지역을 비교해 본 결과 1기가와트(GW)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경우, 전남 4900억원, 강원 4300억원, 제주 1400억원의 계통편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제적으로도 4만4000명 고용, 12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데이터센터 지역 유치에 성공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사례를 보면 밀집규모가 1GW 정도이다.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부가세감면, 전기요금 혜택 등이 주요했다"며 “세금면제 금액은 1000억원 정도였는데 경제효과는 12조원 정도였기에 0.85%의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본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인센티브 지원제도가 특히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지역 유치를 위한 전략을 생각해보면 입지 규제와 인센티브가 병행돼야 한다. 수요조사를 해보면 2029년까지 90%가 수도권을 희망하고 있다"며 “수도권 계통상황을 고려해 전력계통영향평가, 분산에너지사용의무부과 등 선제적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부장은 “인센티브 차원에서는 특구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 전력과 통신인프라, 자금과 인력이 집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버지니아 사례처럼 경제적으로 편익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파격적 세제혜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상업용 데이터센터 수도권 설치 여지 남겨주길 …해외 사례 연구해봐야"

송준화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이사

▲송준화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이사는 26일 에너지경제신문·전자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민간발전협회·데우스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기우 기자

데이터센터 업계는 데이터센터 유형별로 정책을 다르게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송준화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이사는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이 어떻게 보면 상업용 부동산 같은 형태로 성장하다 보니 지방으로 가면 임대사업이 잘 안될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며 “물론 우리나라 전력망 상황을 보면 5년 정도 후에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인센티브는 어느 정도 마련됐지만 이 정도로는 지방으로 갈 유인이 부족하다"며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갈 유인을 더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일본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분산됐다. 싱가포르 사례를 보면 일부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도시에 수용하고 수용할 수 없는 건 막고 있다"며 “일본과 싱가포르 사례를 연구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꼭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는 여지를 남겨놓고 그렇지 않은 사업자는 지방으로 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보니 지방이 아닌 다른 나라로 데이터센터가 분산됐다"며 “우리나라도 데이터센터가 지방이 아닌 해외로 나갈까봐 걱정이다. 많은 지자체가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가지고 올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 중 한 명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가 다른 나라보다 싸다는데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


조홍종 교수는 이같은 질문에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가 지난해 40% 이상 오르면서 가정용 전기요금보다 올랐다"며 “가정용 전기를 올리지 못하니 산업용 전기 중심으로 부담을 늘렸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싸다. 그래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다른 나라보다 혜택이 좋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전기요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만이 전력산업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데이터센터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다양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면 국내에서 이를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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