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언오 SK하이닉스 부사장 “차세대 HBM, 전문화·고객 맞춤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8 17:19

“AI용 메모리, ASIC나 최적화 온 디바이스 형태로 확대”

권언오 부사장

▲권언오 SK하이닉스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2024년 조직 개편·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의 일환으로'인공지능(AI) 인프라' 조직을 신설했고, 산하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PI담당 신임 임원으로 권언오 부사장을 선임했다.




AI 기술 진화와 함께 이를 활용한 메모리를 대표하는 HBM 수요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권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에 대한 모두의 기대가 큰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되어 자부심과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 최고의 HBM을 개발한 우리 구성원들의 경험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HBM 개발부터 제품화, 사업화까지 전 과정에 걸쳐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한데 모아 'HBM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했다. 제품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로, HBM 선도 기업 지위를 지키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권 부사장은 해당 조직의 가장 큰 강점으로 높은 효율성을 꼽았다. 개발 초기 의사 결정 과정을 단축해 빠른 조율과 실행이 가능하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부사장은 자신의 경력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LPDDR에 HKMG 공정을 도입한 사례를 꼽았다.


권 부사장은 D램 개발 연구위원으로 있던 2022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인 LPDDR에 HKMG(High-K Metal Gate) 공정을 도입했다. 또 초고속·초저전력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 LPDDR5X와 LPDDR5T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HKMG는 반도체 요소 기술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 중 하나로, '유전율(K)'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 용량을 개선한 차세대 공정이다.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도 소모 전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누설 전류를 제어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는 모바일용 D램에서는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과거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시스템 반도체에 HKMG 공정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용 D램에서의 기술 장벽을 돌파해냈다. 시스템과 메모리의 융합을 촉발시킨 HBM에 매료되었던 권 부사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또 한번의 기술 혁신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펼칠 계획이다.


권 부사장은 “HBM 시장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담은 제품으로 전문화·고객 맞춤화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차세대 HBM은 기능적 우수함은 기본이고, 고객별로 차별화한 스페셜티 역량과 메모리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히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시야를 넓히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AI용 메모리는 현재와 같은 데이터 센터향(向) 외에도 특정 목적에 맞춰 성능과 효율성을 높인 주문형 반도체(ASIC) 형태나 고객의 제품에 최적화한 온 디바이스 형태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HBM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D램이 AI용 메모리로 사용될 것이고, 전통적인 특성 외 다양한 조건으로 특화된 소자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며 "과감히 도전하며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기술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HBM 기술력을 높여 가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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