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수소 찾아라” 세계는 ‘수소 골드러시’ 중...한국도 동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9 17:07
USA-HYDROGEN/IRA

▲미국 수소 충전소(사진=로이터/연합)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불리는 수소가 자연 상태에서 세계 각지 매장지에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앞다퉈 확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기존 방식보다 땅 속에 매장된 천연 수소를 얻는 것이 더 경제적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수소 골드 러시'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매장된 천연 수소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골드러시가 진행중이다.


무공해 연료인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탄소 등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로 존재하고 있어 수소를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생산 과정에 따라 수소가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 등으로 나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그레이 수소로, 가장 저렴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의 탄소를 포집장치로 저장해 배출량을 줄인 수소지만 화석연료에 여전히 의존한다.


그린 수소는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지만 생산 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지난해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의 평균 생산비용은 1kg당 각각 2.13달러, 3.10달러, 6.40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와중에 수소를 인위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자연 상태의 수소를 캐내는 천연 수소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세계 각지에서 매장 수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다. 땅속에 채굴해 얻을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업계에서는 천연 수소를 '골드 수소' 또는 '화이트 수소'로 부른다.


지질학자들이 천연수소 매장지를 발견한 최근 사례로는 알바니아, 프랑스 로렌, 호주 남부 지역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제프리 엘리스 연구원은 “전 세계 땅 속에 매장된 천연 수소의 양이 방대할 수 있다"며 그 규모는 5조톤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엘리스 연구원은 또 단 몇 퍼센트만이라도 채굴되면 향후 200년 동안 예상되는 모든 수요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HINA-HUNAN-CHANGSHA-HYDROGEN PRODUCTION AND DISTRIBUTION STATION (CN)

▲중국 수소 충전소(사진=신화/연합)

천연 수소를 채굴해 얻는 비용 또한 그린, 블루, 그레이 등으로 생산하는 비용보다 낮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에 따르면 캐나다에선 kg당 0.5달러의 비용으로 천연수소가 채굴됐다는 사례가 나왔고 스페인과 호주에서도 비용이 약 1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스태드에너지는 “전해조 등 비용이 앞으로 하락할 것을 예상되기에 그린 수소 생산비용 또한 낮아지겠지만 그럼에도 화이트 수소는 더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말 기준 천연수소 매장지 탐사에 나선 기업들은 40곳으로 집계했는데 2020년에는 10곳에 불과했다"며 “현재 호주, 미국, 스페인, 프랑스, 알바니아, 콜롬비아, 한국, 캐나다 등이 탐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에너지부는 천연 수소 탐사에 나서는 미국 기업 16곳에 총 2000만달러를 지원했다고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다.


천연 수소의 유망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 연구소(IEEFA)의 아나 마리아 잘러-마카레비츠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때로는 우린 걷기 전부터 달리고 싶어한다"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과 현실을 혼동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현실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그레이 수소를 그린 수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잘러-마카레비츠는 강조했다.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학술자, 과학자,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단체인 '수소과학연합체'(HSC)도 이달 블로그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것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천연가스를 대규모로 추출할 수 있을 정도의 천연 수소 매장지를 발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HSC는 또 저장, 운송, 배분 등의 부분에서도 난제가 산적해 천연 수소를 쉽게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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