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지정’ 기업 절반은 감사의견 거절…테라사이언스 주주들 ‘불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2 16:00

‘직권지정’ 테라사이언스 감사보고서 미제출
지난해 감사의견 한정 받아…거래정지 중
리튬 신사업 실체 불명확…의혹 해소 못 해

테라사이언스

▲테라사이언스 CI. 테라사이언스

리튬 사업을 추진 중인 테라사이언스가 매매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오는 8일로 예정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의견거절'이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테라사이언스가 금융감독원의 외부감사 직권지정 종목인데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미제출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감사의견 '한정' 받아…올해도 확률 高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테라사이언스는 2023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감사보고서는 정기 주주총회 개최 전에 공시해야 하지만 테라사이언스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총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보고서는 미제출 상태다.


테라사이언스는 공시를 통해 “감사의견 형성에 필요한 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외부감사인이 감사의견 형성에 필요한 중요한 감사절차를 완료하지 못해 감사일정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테라사이언스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지난달 21일에서 오는 8일까지로 변경됐다.



테라사이언스의 감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데는 금감원의 외부감사 직권지정 기업이라는 점에서다. 직권지정 기업들 가운데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거나 의견거절을 받는 사례가 많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외부감사 직권지정 기업에 적용됐다. 금감원의 테라사이언스 지정감사 기간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이다.




직권지정은 금융당국이 상장기업들의 회계부정을 막기 위해 도입한 지정감사제도의 한 종류다. 지정감사제도는 주기적지정과 직권지정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직권지정은 △감사인 선임 조치를 위반했거나 횡령·배임이 발생한 경우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 등 외감법령을 위반한 경우 △3년 연속 영업손실이나 부의영업현금흐름을 보이는 경우 △최대주주·대표이사의 변경이 잦은 경우 등 공정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시행된다.


이날 기준 금감원의 직권지정 기업 15곳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총 10곳이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나머지 5곳 중 3곳(스마트솔루션즈·버킷스튜디오·진원생명과학)은 감사의견에서 '의견거절' 또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을 받았다.




스마트솔루션즈와 버킷스튜디오는 지난 2021사업연도와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의견거절을 받았다. 두 기업은 이미 거래정지 중이다. 지난 26일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진원생명과학은 2023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에서 감사의견은 '적정'을 받았으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은 기재됐다.


테라사이언스는 아직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 지정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바 있다.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기업은 다음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며 이후 의견거절을 받을 경우 향후 상장폐지 가능성이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리튬 사업 진출했지만…실체 불분명 의혹에 거래정지까지

테라사이언스가 지난해부터 본격 진출한 리튬 사업 부문이 실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1993년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설립해 2004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신안리튬을 자회사로 설립하면서 리튬 생산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사업목적에 △이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리튬 생산 및 판매 △염호개발 및 추출, 광물 판매 △광물 자원개발 및 판매 △광물생산업 및 판매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제조 및 판매 등을 추가했다.


사업 추진 소식에 지난해 7월 764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으나 리튬 사업의 실체에 대한 의혹 보도 등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고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이후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되면서 주가는 654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에는 최대주주인 씨디에스홀딩스가 와이앤제이대부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 191만8507주가 반대매매되면서 경영권 변동을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테라사이언스가 투자를 확대 중인 기업들 역시 실체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주주들 입장에서는 투자에 부담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말 분기보고서 타법인 출자 내역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는 리튬포어스, 하이드로리튬, 다보링크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리튬2차전지 소재기업 리켐도 관계기업으로 신규 취득했다.


하지만 리튬포어스와 하이드로리튬 등은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신규사업 관련 자금조달계획 미실현 불확실성이 언급됐다. 리튬 사업 불확실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21일 공시된 리튬포어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리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은 없다. 테라사이언스가 지분 5.79%를 보유한 다보링크도 대표적인 초전도체 테마주다. 주가 과열 양상에 한동안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편 테라사이언스는 감사보고서 미제출 상태로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다루지 못했다. 이에 오는 8일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면 다음날 경남 창원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 연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김기령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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