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시절 대비 영업익 2배 이상 늘어
성장 배경엔 종목수·시가총액·거래량 증가

▲한국거래소 CI
대체거래소(ATS) 출범이 기대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이익 성장세가 눈에 띈다. 거래소의 실적 성장은 지난 2015년 민영화 이후부터 가속화됐다. 공공기관이던 2014년과 현재의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크게 증가했다. ATS 설립이 거래소 공공기관 해제의 조건이었던 만큼 거래소의 설적 증가를 두고 ATS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9년 만에 영업이익 204억원→2866억원
3일 한국거래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6453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거뒀다. 공공기관이던 지난 2014년 거래소의 매출 2828억원과 비교하면 1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66억원으로 2014년 20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303%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익익은 당기순이익은 3257억원으로 이 역시 2014년 456억원과 비교해 613% 증가한 수치다.
거래소의 이 같은 성과는 시장의 성장과 함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종목 수는 1964개였다. 지난해 말에는 2658개로 35% 증가했다.
거래량과 시가총액 증가는 더 두드러진다. 2014년 1335조3406억원이던 국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558조1648억원으로 91% 증가했다.
특히 거래소 수익개선에 큰 영향을 준 거래량이 2014년 1549억9199만주에서 지난해 4057억8841만주로 161% 증가했다.
거래량의 증가와 그에 따른 거래소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면서 ATS의 설립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ATS를 준비 중인 엑스트레이드는 연내 ATS 설립 신청을 한 뒤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ATS는 거래 기능만 가지고 상장심사와 청산·결제, 시장감시 등의 기능은 그대로 한국거해소가 수행할 예정이다.
거래량 증가로 커진 거래소의 수익은 ATS와 나누겠지만, 그에 따른 수수료 경쟁을 통해 투자자들은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영업비용 증가는 제한적…“복수거래소 체계 토대 마련"
한편 거래소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과정에서 영업비용은 크게 늘리지 않았다.
2014년 거래소의 영업비용은 2623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3587억원으로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비용 내역을 보면 지난 9년 동안 액수 기준 가장 많이 증가한 계정은 급여다. 거래소는 지난 2014년 798억원을 급여로 지출했고, 지난해에는 1201억원으로 402억원 증가한 급여를 지출했다.
이어 지난해 지급수수료가 2014년 대비 224억원 늘어난 428억원을 기록했고, 전산운영비도 2014년 대비 219억원 증가한 854억원을 썼다.
비율 기준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계정은 차량유지비다. 거래소는 지난 2014년 공공기관이던 시절에는 차량유지비로 2438만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억1504만원으로 781% 증가한 액수를 사용했다.
국제 협력비도 2014년에는 2억908만원을 사용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91% 증가한 12억3722만원을 썼다.
반면 민영화 지출을 줄인 항목도 있다. 바로 경상연구개발비다. 거래소는 지난 2014년에는 연구개발에 21억1944만원을 썼지만, 지난해에는 7억2812만원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충실한 시장 지원 덕분에 국내 증시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제 규모가 커진 만큼 독점 구조를 해체하고 해외 선진국처럼 복수 거래소 체계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