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업체, G마켓선 객실 승무원 모자 절찬리 판매 중
특허 디자인, 권리 침해 명백하나 사실상 대응 어려워
업계 관계자 “공항 등 항공산업 현장 보안 구멍 우려”
국내외 오픈 마켓에 국내 항공사 객실 승무원 복장이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이는 디자인에 관한 각 항공사들의 지식 재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공항 등 항공업계 전반에서의 보안 사고를 유발할 여지가 상당해 판매 금지 요청 등 당국의 관심이 적극 요구된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시안 베이 디자인 의복 공장(QIAN BEI DESIGN GARMENT FACTORY)'은 고동색 계열의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유니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입점 업체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입는 하늘색 실크 상의와 하얀색 자켓 등을 올려놨다.
셔츠 목덜미 부분에는 검은색으로 'GIANFRANCO FERRE for KOREAN AIR' 또는 빨간 글자로 'ASIANA AIRLINES by JINTEOK'이라고 적혀있다. 실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제품에 적힌 문구와 동일하다.
가격은 3만원대부터 8만원대까지 옵션에 따라 다양하고, 무료 배송 중이다. 판매자 측은 도매 특가로 3벌 이상 구매 시 20%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는 문구도 달아놨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배송 받은 제품 사진을 올려 후기를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
판매 측은 “반팔 소매 세트·치마·실크 스카프·모자·항공사 엠블럼 등을 배송한다"며 “동계복으로는 긴팔 세트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이즈도 S부터 3XL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아시아나항공 유니폼을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는 G마켓에서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머리에 쓰는 모자를 19만1400원에 팔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디자인 도용이기 때문에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 오픈 마켓에서 판매 중인 '숙녀복 상의'와 '항공운항 승무원용 모자'는 진태옥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각각 2011년 7월 4일과 2003년 11월 28일 아시아나항공이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유니폼은 이탈리아 3대 패션 디자이너인 지안 프랑코 페레의 유작이다. 이 디자인은 2005년부터 적용돼 현재까지 상문 어패럴이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은 2005년 6월 3일 관계 당국에 출원했고, 같은 해 10월 26일 등록이 결정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며 “법무팀 등 유관 부서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곧 해당 제품 모델들 역시 해당 항공사들이 고용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양사 간 합병 이슈 탓에 사실상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 유니폼 모자 등 유사품에는 회사 로고가 달려있어 진품과 구분이 어렵다. 이는 곧 공항 등 항공산업 현장에서의 보안 사고 발생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이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각 항공사들은 스타킹과 같은 소모품을 제외한 유니폼·구두·캐리어·명찰·사원증 등 보급품 일체를 반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관계자는 “승무원 유니폼 풀 세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사원증까지 모사해 착장한 상태로 공항 내 보안 구역을 배회할 경우 각종 사건·사고가 생겨날 우려가 상당하다"며 “관계 당국들이 관심을 기울여 판매·수입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