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개기일식 우주쇼에 미주 대륙 들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9 08:56
55

▲8일(현지시간) 멕시코 마자틀란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사진=AP/연합)

북미 대륙에서 해가 달을 완전히 품어 햇빛이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7년 만에 관측됐다. 미국은 물론, 멕시코, 캐나다에서 나타난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BC, CBS, N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8일(현지시간) 아침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주요 개기일식 지역을 생방송으로 연결, 중계방송을 하며 '잊지 못할 우주쇼' 현장을 시시각각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연구 로켓을 쏘아 올려 개기일식 때만 관찰할 수 있는 태양 물질을 연구했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 전체를 가리는 현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지만(단면 면적 기준), 지구와의 거리도 약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기에는 태양과 달의 크기가 같아 보이게 된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 관측되는 곳에서는 하늘이 마치 새벽이나 황혼 때처럼 매우 어두워지고, 하늘에 구름이 없이 맑은 곳에서는 태양 대기의 바깥 영역인 '코로나'를 볼 수 있다.


북미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며, 이번 개기일식 이후에는 2044년 8월 23일에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개기일식은 7년 전인 2017년 나타났을 때보다 더 넓은 곳에서 더 오래 관측될 것으로 예고돼 많은 사람을 흥분시켰다.


NASA에 따르면 이번에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경로의 너비는 108∼122마일(약 174∼196㎞)에 달한다. 2017년 당시의 62∼71마일(약 100∼114㎞)보다 2배 가까이 넓다.


이번 개기일식은 멕시코 일부 주에서 관측되기 시작해 동북부 쪽 대각선 방향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주를 통과했다. 테네시와 미시간주의 일부 지역에서도 관측돼 미국의 총 15개 주가 관측 범위에 들었다.


캐나다에서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온타리오주와 그 옆의 퀘벡주에서 관측됐다.


미국의 경우 개기일식 관측 지역의 인구는 약 3200만명에 달하며, 미 연방 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약 500만 명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9

▲8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새들백 마운틴 정상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사진=AP/연합)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개기일식 축제의 일부 행사로 개기일식이 나타나기 직전에 350여쌍이 참여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손을 맞잡고 개기일식을 지켜보며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미 남부에서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온도가 5도(섭씨 기준) 이상 떨어져 쌀쌀한 밤처럼 느껴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날 개기일식 경로에 해당하지 않는 북미 지역에서도 부분일식이 관측돼 집이나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밖으로 나와 하늘을 살펴봤다.


항공사 델타항공은 이날 개기일식 경로를 따라 텍사스 댈러스에서 미시간으로 향하는 '개기일식 비행' 항공편을 운항하기도 했다.


개기일식을 상공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항공편 이벤트로, 1석당 1천달러(약 136만원)가 넘는 비용에도 전체 194석이 꽉 찼다고 CNN은 전했다.


수백만 명이 개기일식을 보러 장거리 이동을 하고 해당 지역에서 숙박하는 등 지출을 늘리면서 유발된 경제효과가 수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개기일식이 미국 10여개 주의 호텔, 레스토랑, 여행 등 산업에 붐을 일으키면서 총 60억달러(약 8조1180억원)에 달하는 재정적 부양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