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개혁 의지 변함 없다” vs 전공의, 복지부 장·차관 고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5 15:25

정부, 총선 후 첫 입장서 ‘의료개혁’ 의지 강조…“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전공의들, 복지 장·차관 공수처 고발로 맞서…“경질 없이 병원복귀 없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한 박민수 차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전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

정부와 의사단체간의 '강대강' 대치가 총선 이후에도 계속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변함 없는 의료 개혁'을 다짐했고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장관 및 차관을 고소했다.


집권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제기됐던 의정(醫政) 갈등 돌파구 마련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당초 정치권 및 관가와 의료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당의 총선 패배로 국정 기조 변화와 함께 의료개혁 속도조절 방침을 밝힌 뒤 정부와 의사단체가 갈등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는 15일 총선 후 닷새 만에 처음으로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1360명은 이에 맞서 이날 의료개혁을 앞장선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에 우편으로 고소했다.


총선 후 의정 대화의 모색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타협 가능성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총선 직전인 9일부터 비공개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정부는 언론 질의에 답하는 브리핑도 따로 열지 않았고 의료개혁의 방향성에 관한 정부 방침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정부는 총선 이후 닷새 만인 이날에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공개하고 의료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날 역시 따로 브리핑은 하지 않았지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만은 다시 밝혔다.


조규홍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는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며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으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일된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별 준비 작업을 거쳐 다음 달 말 '2025학년도 대입전형 수시모집요강'에 증원 규모가 최종 반영되면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조 장관은 “더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며 의대 증원 규모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공의들은 이날 고소에 앞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 이유 등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공의와 의대생 약 20명은 '대한민국 의료는 죽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검은색 정장을 맞춰 입었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과 집단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유지명령을 강행해 피해를 봤다며 고소의 배경을 밝혔다.


기자회견명에서 알 수 있듯 전공의들은 박 차관이 이번 의정갈등 사태를 키운 장본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소장에는 박 차관의 상급자이자 복지부 수장인 조규홍 장관도 포함됐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정부는 각 수련병원장들에게 '직권남용'을 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 금지했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젊은 의사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전공의들의 휴직권과 사직권,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민수 차관은 이번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 왔다"며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20일 정부에 7대 사항을 요구했으며 이들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7대 요구사항은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