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부실기업 부각에 이차전지 기업들 긴장감 고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5 14:39

금양 순손실 유동부채 등 리스크
이차전지 산업 부정적 의견 확대
최근 주가하락 업황 부진 악영향
상장 앞둔 기업도 가치 하락 우려

금양

▲금양이 개발했다고 밝힌 4695 배터리(왼쪽)와 21700 배터리. 사진=금양 제공


금양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주가가 하락 중인 이차전지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장을 준비중인 SK온은 '엉뚱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상장을 예정에 둔 상황에서 금양의 배터리 사업이 실패로 끝날 경우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 절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리스크 커진 금양 사업 전망 '부정적'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달 27일 등록된 금양 사업보고서에 회사의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금양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적 악화와 급격한 부채 증가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 원인이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보고기간에 순손실 603억5600만원이 발생했고, 보고기간 말 현재로 기업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882억3300만원이 더 많다"며 “이러한 사항은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적었다.


이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결회사는 지속적인 투자유치 및 대표이사의 보유지분 처분 또는 이를 담보로 한 자금조달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류광지 금양 대표이사는 지난 3일 보유주식 230만주를 주당 10만6049원에 장외에서 매매하는 거래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2439억1300만원이다. 이에따라 류 회장의 보유주식 수는 기존 2297만6103주(40.17%)에서 2067만6103주(35.62%)로 감소했다.




금양은 이차전지 기장공장 건설을 위해 올해 안에 총 6100억원을 투자키로 약속한 상태다. 또 내년 7월에는 53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1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현재 회사는 순손실을 기록 중인 데다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많다.


최대주주가 보유중인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현재 29.15%인 1464만6956주는 주식담보대출로 잡혀있다.




이차전지 산업 K증시 동조화에 경계감

금양이 이런 상황인 가운데 SK온이 금양의 행보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IPO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상장(IPO)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금양이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금양은 지난해 이차전지 관련주 수급을 주도한 종목 중 하나다. 만일 배터리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SK온의 기업가치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온이 IPO를 준비중인 상황에서 금양이 배터리 업계 전반적인 부정적인 인식을 줄까 걱정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산업 부진으로 IPO 여부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프리IPO 당시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기업가치는 22조원 수준이다. SK온은 2026년까지 IPO를 약속하며 기업가치 목표를 100조원으로 잡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SK온이 프리IPO에 참여했던 컨소시엄에게 약속했던 보장 수익률 7.5%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업이익 플러스가 필요하다. 특히 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조달한 자금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익개선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당시 LG엔솔은 IPO를 통해 12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전망한 SK온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익은 -4195억원으로 작년 4분기 -186억원 대비 -4009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올해 영업익은 -6820억원으로 전년 -5809억원 대비 적자 규모는 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신증권은 2025년 SK온의 영업이익은 1조1844억원으로 큰 폭의 이익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LG엔솔과 삼성SDI 등도 어려움이 커 다각화된 공급채널을 통해 위기를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SK온의 경우 경쟁업체 대비 수주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더 어려운 것으로 안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산업 전반적인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질 경우 회사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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