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2%대 동반 급락...삼성전자 2.7%·SK하이닉스 4.8% 내려
기재차관 “시장이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변동성엔 과감한 조치”
코스피가 16일 중동 지역 긴장과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26.26포인트(0.98%) 내린 2,644.1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 장중 한때 2,601.45로 떨어져 2,6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1월 17일(2.47%)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급락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3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 따른 미국 고금리 장기화 우려, 중국 소비지표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을 높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한 달러 강세와 연일 상승하는 국채 금리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져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아시아 증시 전반이 중동 긴장과 금리 부담을 악재로 반영하며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연일 고공 행진하며 연고점을 높여온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400원을 터치하며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746억원, 기관은 293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1조20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49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2.68%), SK하이닉스(-4.84%), 셀트리온(-3.70%), LG화학(-3.17%), KB금융(-2.72%), POSCO홀딩스(-2.56%), LG에너지솔루션(-1.88%) 등 대부분 종목이 내렸다.
삼성전자는 장중 7만9400원까지 내렸다가 간신히 8만원에 장을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7만9100원으로 마감해 18만원선에서 내려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127개, 하락한 종목은 776개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1포인트(2.30%) 내린 832.81로 마감했다.
지수는 6.88포인트(0.81%) 내린 845.54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키웠고 장중 830선을 내주기도 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비상상황점검회의'에서 중동 사태와 관련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로 추가적인 무력 충돌이 없는 현재 시점까지 원유 수급과 수출입, 공급망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여전히 군사적 긴장이 높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다해야 한다"며 “물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전반적 물가 관리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