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화가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에서 미국달러화를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된 통화로 조사됐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서치회사 카이코(Kaiko)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이뤄진 거래량은 4560억달러(한화 약 632조원)로 달러화 거래량(4450억달러)보다 많았다. 그 뒤는 유로화(590억달러), 튀르키예 리라화(500억달러), 일본 엔화(420억달러) 등이 이었다.
이처럼 원화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거래소간 수수료 전쟁 때문으로 보인다. 빗썸과 코빗 등 거래소가 1분기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국내 현물 거래량의 80%를 차지하는 업비트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현재도 해당 거래소들은 업계 최저 수준의 거래 수수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대형 가상화폐보다 변동성이 큰 고위험 소형 가상화폐를 선호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시장에서 이 같은 소형 가상화폐 거래 비중이 전체 가상화폐 거래의 80%를 차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3월에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의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2x 비트코인 전략 ETF'(BITX)에 한국 투자자들이 몰렸다.
국내 가상화폐 수요는 최근 치러진 총선의 의제가 될 정도로 달아올랐다. 이에 정치권은 가상화폐 과세 유예 및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제한을 해제 관련 공약을 내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하반기부터 한층 강화된 이용자 보호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7월 19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가상자산 관련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거나 부당이득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