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민주당 비주류 생존 전략…“구심점 찾기·조국당 연대에 달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8 16:26

‘비명횡사’ 총선 공천 등 과정서 친명 주류 일색 재편

이재명 대표 연임론 일면서 비주류 설 자리 좁아들어

5선 정동영·4선 정청래 등 향후 비주류 규합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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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추미애 전 장관, 정동영 전 장관, 이인영 의원 정청래 의원, 임종석 전 실장. 사진=연합뉴스, SNS

이재명 대표 체제로 4.10 총선 압승을 이뤄낸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비명)계 비주류를 현재로선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이 지난 총선 과정을 거치며 주류인 친이재명(친명)계 일색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비명계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모아 독자 세력화할 수 있는 구심점이 사라진 점도 민주당 내 비주류 활동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원인으로 꼽힌다.


당장 이재명 대표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이낙연 전 총리조차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민주당을 떠나 신당 '새로운미래'를 창당, 지난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본인부터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친명 초선의원에 큰 표 차이로 낙선했고 현역 5명으로 총선을 치른 새로운미래는 22대 국회 현역의원 1인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재명 대표가 '비명횡사' 공천 논란에도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당내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당 대표 연임을 넘어 차후 대선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다수 분석이다.




민주당 내 비주류의 기반이 사실상 와해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비주류가 당분간 세력을 모아 활동힐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당내 비주류로 전락한 친문재인(친문)계 등이 구심점을 찾아 앞으로 독자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다.




친명계 중에서도 4선 이상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독자 비주류 노선을 가시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정치권 일각에선 내놓는다.


독자 비주류 노선 가시화의 계기로는 다음달 개원하는 22대 국회 원 구성,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 정책 및 입법 추진,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현실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22대 총선을 거치고 왜소해진 당내 비주류인 친문계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친문계 중 공천을 받은 사람들도 완전한 친문이 아닌, 반명반문(반은 이재명, 반은 문재인)인 상황으로 이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비주류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친이재명(친명)계 중 독자 세력화를 만들수 있는 인사들이 앞으로 비주류계 구심점을 만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분을 막기 위해 친명계가 아닌 인사가 총대를 메고 내부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도 변수로 꼽힌다. 정치권 일각에선 향후 조국혁신당이 친문·비명계 규합의 구심점이 될 경우 민주당 이탈자가 합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비주류 독자 세력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우선 여의도에 귀환한 5선의 올드보이로 '정치 9단' 박지원 전 국정원장, 대선후보 출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꼽힌다.


이들은 올드보이 논란에도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총선 공천을 받은 만큼 곧바로 비주류 노선을 걷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대선 킹메이커 또는 직접 대선 주자로 나설 수 있는 잠재적인 비주류 리더 후보로 거론됐다.


친명 조정식 의원과 함께 당내 최다선(6선)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국회의장에서 탈락할 경우 비주류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5선 중 친문계로 공천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이인영 의원, 경선을 치렀던 우원식 의원, 당 전략공천위원장을 지낸 안규백 의원도 비주류를 이끌 인물로 거론된다.


4선 중에서는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도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언급되는 만큼 이재명 대표와 당권 경쟁을 할 경우 비주류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범계 의원도 4선 고지에 오른 만큼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은 인물로 꼽힌다.


원외 인사 중에서는 문재인 전 정부 총리를 지냈던 김부겸 전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임종석 전 실장, 3번의 경선을 했지만 탈락한 박용진 의원 등이 언급된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했고, 임 전 실장과 박 의원은 당 지도부에 의해 컷오프됐지만 '험지' 위주로 지원 유세를 다니면서 후일을 모색해 왔다. 이들은 8월 전당대회 때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력 결집을 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들은 원내가 아닌 원외 인사로 이 대표가 이번 총선 승리로 인해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한 만큼 비주류를 규합하는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철현 경일대학교 특임교수는 “지난번 공천 과정에서 임종석이 구심점 역할을 해줬어야 했는데 이제는 없고, 더 이상 구심점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이번 총선으로 인해 비주류는 소멸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정동영 등 올드보이는 이 대표의 시스템 공천으로 인해 여의도로 복귀하게 된 것으로 사실상 정치적 은혜를 입은 사람이기에 이 대표에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이번 전당대회도 이 대표 추대론이 확실하기 때문에 비주류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며 “우원식, 정성호 의원 등 이런 분들은 당 대표 선거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 등이 나오게 되면 원내교섭단체 20석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조국혁신당은 이미 항소심에서 유죄를 받았기 때문에 조국 대표의 정치적 상황이 시한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조국 정당은 조국 1인 정당이나 마찬가지다. 조국 대표가 옥중 정치를 하면서 컨트롤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 이중대로 전락하거나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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