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오보”라지만…건설업계, 중동 리스크 심화에 ‘발동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2 14:40

분쟁지속되면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국제유가의 상승 영향줄 듯

국내 주택시장 불황 극복을 위해 해외 공략에 나선 건설사들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이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국내 주택시장 불황 극복을 위해 해외 공략에 나선 건설사들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이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국내 주택시장 불황 극복을 위해 해외 공략에 나선 건설사들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이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현재 확전 가능성은 낮지만 유가 등 원자잿 값이 상승할 수 있고, 특히나 해외 물량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어 위기가 심화될 경우 기존 공사는 물론 신규 수주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높여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현재 직접적 피해없이 이스라엘(2개 업체), 이란(1개 업체)에서의 활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핫라인을 구축해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업체들이 다행스럽게도 아직 피해를 입지 않았다"라며 “현재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일부 언론사에서 철수를 했다고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철수는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해외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주요 수주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인데 아직 이들 국가에서 발주 관련 특이사항은 감지되지 않고 있기 떄문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요 수주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인데 이들 국가에서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며 “분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 중동전쟁이 전면전 양상을 띠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건설사들에게 주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확전 여부에 따라 중동 건설 공사와 신규 수주 활동에 영향을 받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국내 해외건설 수주 비중의 절반 가까이가 중동 국가들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의 '2024년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총 183개의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63개국에서 171건의 수주를 따내 55억2000만 달러(한화 약 7조6452억원)의 누적 해외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중 중동지역 수주액은 24억달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달러), 오만 마나1 태양광 발전(1억3000만달러), UAE 크릭 워터스 주택(2건, 2억2000만달러) 등을 수주했다. 전년보다 수주액이 93.3%나 증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스라엘, 이란과 현재 현장이 멀리 떨어져 있어 대응 메뉴얼을 마련하진 않았다"면서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중동 각국 지사들에게 행동 지침 및 안전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만약의 경우 해외 비상사태 매뉴얼을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국-이란 대리전 확산 및 아랍국 참전에 따른 5차 중동전쟁 가능성 등에 대비해 미리 공유된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전이 안 되더라도 긴장이 계속될 경우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뤄질 경우가 가장 큰 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 3분의1, 석유의 6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2022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 물동량은 일 평균 2080만배럴이다. 이는 글로벌 해상 석유 수송량의 21% 규모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란은 전세계에서 3번째로 원유를 많이 생산하는 산유국이지만 대부분 중국에 수출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만약 분쟁이 심화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어 원자재 수급 불안 및 국제유가의 상승 등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