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경영권 확보한 이후 본업 매출 정체 지속되며 적자 행진
-당기순손실 영업손실보다 100억원 많아…타법인출자의 결과물
투비소프트의 이경찬 대표가 경영권을 쥔 이후 회사가 당기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정체되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깊어지고 있다. 본업에 대한 리소스를 집중하지 못하고 자원을 여러 곳으로 흩뿌린 결과다. 아울러 본업의 성장과 거리가 먼 인사까지 이뤄지다 보니, 이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주주들의 실망감이 더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킬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투비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1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손실 폭이 12억원(8%)가량 늘어난 것이다. △2020년 -261억원 △2021년 -167억원 △2022년 -156억원 등 투비소프트는 이경찬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큰 폭의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영업손실이 크게 발생해 당기순손실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투비소프트의 영업손실은 △2020년 -19.8억원 △2021년 -64억원 △2022년 -38억원 △2023년 -34.8억원 등 당기순손실과 비교할 때 100억원 이상 손실이 적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유사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는 대기업들처럼 이자비용 부담이 아니다. 아울러 파생상품평가손실과 같은 착시 효과도 거의 없다.
대손상각비과 손상이 대부분이다. △2020년 기타비용 260억원 중 173억원 △2021년 82억원 중 64억원 △2022년 132억원 중 92억원 △2023년 122억원 중 105억원이 관련 비용이었다.
◇자회사 손실 결국 투비소프트에 '부메랑'
이 대표가 경영하는 동안 유사한 형태의 재무제표가 매년 반복되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늘어난 계열사를 지적한다.
2019년 투비소프트의 계열사는 8곳이었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계열사는 △2020년 11곳 △2021년 15곳 △2022년 17곳 △2023년 15곳 등 취임 전과 비교해 2배 가량 증가했다.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지난해 투비소프트의 계열사는 총 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 100% 지분을 취득한 스마일빌드는 4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2021년 지분 100%를 취득한 아이알테크(구 이강테크) 역시 18억원의 손실을 냈다.
양 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무관하다. 스마일빌드는 부동산업이 주업이고, 아이알테크는 복층유리 생산설비 제조업체다. 이익을 낸 곳은 투비소프트의 중국 현지법인 1곳으로 당기순이익이 10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자회사의 열악한 실적은 회사에 대손과 자산 손상이란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말 투비소프트는 △투비바이오신약 △아이알테크 △투비디티엑스 △투비메타 △에스에프에이치 등에 대여한 금원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했다.
아울러 2021년과 2022년에는 종속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으로 각각 60억원,과 77.5억원을 인식해 당기순손실 폭을 키웠다. 지난해 같은 경우 손상차손이 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그간 거액의 손상차손을 인식, △아이알테크 △투비소프트 중국지사 △투비디티엑스 △투비휴펫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 등 계열사들의 주식가치가 0원이 돼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장세 스톱… 이사 선임도 본업과 거리 멀어
투비소프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29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 매출액 298억원, 296억원과 비교할 때 대동소이하다. 본업 자체의 성장은 멈춘 모습이다.
기업은 성장해야하는 숙명이 있기에 정체돼 있는 본업을 턴어라운드 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투비소프트는 본업 성장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낸이다. 현재 이사진에는 이임찬 대표 이외의 개발 전문가는 없다. 그렇다고 개발 전문가를 충원하지도 않았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투비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와 거리가 먼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사진에 신규 합류한 김모란희 이사는 보건복지부 행정사무관 출신이고, 정영석 이사는 그간 방영용품 유통업을 하던 피티에프글로벌의 대표이사다.
그렇다고 경영능력이 검증된 것도 아니다. 김 이사는 작년까지 사무관으로 근무했고, 정 이사의 경우 그가 대표로 있던 계열사가 4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을 경영 중인 한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타법인 출자는 경영자의 경영 스타일을 알 수 있는 대표적 단면"이라면서 “본업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서 신사업을 영위하는 건 본업에 리소스를 투입시키지 못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