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건수 5건 현재 1위, 금액은 2건 하나증권에 밀려
올해 주선 IPO 3건 철회… 2개는 상장 심사서 ‘탈락’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2위에 그친 NH투자증권이 명가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모건수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IPO를 주관했던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와 스팩 합병까지도 무산된 바 있고, 코스닥에 비해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주관에 있어서도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올해 IPO건은 총 5건, 공모금액은 1098억7200만원으로 공모건수로는 1위를 차지중이다. 다만 규모면에선 하나증권(2건, 1217억5000만원)에 비해 건수는 많지만 규모면에는 적다. 또한 1건 947억5000만원을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에 비해서도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IPO를 주관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월 한국거래소 시장위원회는 NH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의 상장 심사결과 최종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또 같은 달 거래소 코스닥 상장위원회는 삼프로TV를 운영하고 있는 이브로드캐스팅 상장에 대해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7월 NH스팩25호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높은 기업가치가 발목을 잡았다. 이외에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했던 피노바이오, 노르마, 나노시스템도 상장을 철회했다. IPO 주관 경쟁력에 있어 의문부호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청구서를 접수해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준비중인 7개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효성 재상장 포함) 중 신규 상장에 도전한 전진건설로봇과 산일전기,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은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상태다. NH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상장과 2조원대의 대어로 평가받는 시프트업 상장 주관을 한국투자증권·제이피모간과 공동으로 맡는다.
최근 1년간 NH투자증권이 단독 상장 주관사가 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상장사는 6개사로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9개사)과 미래에셋증권(9개사)에 비해 밀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NH투자증권의 공모 주관 건수는 16건(15.3%)로 미래에셋증권(18건, 점유율 23.28%)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파두의 뻥튀기 상장으로 한국거래소가 강도 높은 심사에 나서면서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우량 IPO 추진을 전략적인 목표로 세웠다"면서 “일부 철회 건이 있었지만 어느정도 성공한 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경우 그간 상장을 미뤄온 기업들이나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들의 증시 재입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상장을 철회한 현대오일뱅크와 SSG닷컴, 11번가 CJ올리브영 등이 조(兆)단위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간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본격적인 시황 회복이 되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은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 및 경기 회복전환 여부에 따라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