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후에너지포럼/패널토의] “에너지 소비 효율화, 전기요금 정상화가 선결과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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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효율혁신을 위해서는 결국 전기요금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합리적 에너지 가격이 보장되면 소비효율과 절약, 이를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개발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효율 분야 전문가들은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 참석,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소비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수십년 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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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진 한국공학대학교 명예교수가 26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강승진 한국공학대학교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명예교수는 “국제에너지 가격보다 국내 가격이 싼데 절약할 요인이 없다. 에너지소비효율 향상은 무엇보다 에너지가격 합리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국내 가격이 국제에너지가격 변동에 맞추도록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에너지효율 관련 정책의 실효성 부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효율 정책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에너지진단, 에너지효율 등이 있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에너지공단 예산이 문제다. 정책 하나 당 예산이 1~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재생에너지공급정책에 밀려 그나마 있던 예산도 이전되면서 최근 5~6년 동안 관련예산이 더더욱 줄어들었다"며 “과감하게 에너지수요 예산을 늘리고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수요를 관리해야하는 업체는 민간 대기업인데 정부는 항상 규제만 하고 지원은 거의 없다"며 “결국 직접적 지원보다는 간접적 지원이 현실적이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규제만으로는 안된다"며 “배출권거래제 강화도 효과를 보려면 과감한 투자세액공제 등 이행비용을 조금씩이라도 낮춰주는 혜택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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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PD가 26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PD는 탈탄소와 고효율화의 동기화, 에너지 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분절화된 에너지 시장에서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탈탄소를 달성하는 동기화 기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동기화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추진될 것이고, 이와 관련해 에기평에서도 대형과제를 선정해서 착수했다. 예를 들면 보일러를 대체해 스팀을 생산하는 히트펌프 및 데이터센터 에너지 감소 기술 등이다"라고 말했다.


이 PD는 이어 “에너지 데이터 활성화가 시급하다. 에너지가 분절화되는 시장으로 가면서 시장이 판단할 근거가 필요하고 정부도 정책을 수정 및 보완할 때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러프한 통계뿐만 아니라 세밀한 데이터가 중요하다. 특히 공학자 관점에서 에너지 데이터는 재연성, 재생산성, 추적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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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한국전력공사 수요효율처장이 26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전기요금 정상화는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의무제(EERS)를 활성화할 방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헌 한국전력공사 수요효율처장은 “한전에서 EERS를 지난 2018년부터 6년가량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한전 자체에서 2000억원을 투자해 2500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절감했다. 그 양은 전북 주택용 전력소비량 일 년치를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EERS를 미국 27개 주에서 하고 있는데 미시행하는 주보다 에너지 효율이 4배 이상 향상됐다"며 “우리나라에도 정책화되면 에너지 소비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EERS 사업이 정책화되려면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22대 국회가 열리면 본격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한전 부채가 200조원을 초과했고 채권은 80조원에 달한다"며 “연간 채권이자만 1년 4조4000억원이 나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EERS가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이 되면 절감 목표량이 전력판매량의 0.2%에서 1%까지 5배 늘어난다"며 “문제는 절감량은 5배지만 소요비용은 5배가 아닌 10배가 늘어난다. 절감목표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사업자를 끌여들여야 하니 지원단가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낮은 전기요금은 EERS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적정한 전기요금 정상화가 부정적 영향을 끊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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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가 26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좌장을 맡은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모든 악의 근원은 가격 정상화가 안되고 있는 점"이라며 “가격 정상화는 업계에서 20년 동안 요구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정상화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그게 보조금이나 재정투입 등이다. 또 데이터를 공개해 효율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현재 관련 보조금의 경우 에너지사업자의 매출 감소나 투자에 대한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다"며 “다만 제조업의 경우 경쟁력 강화로 추가적인 부가가치 수출 증가가 일어날 수 있는데 단순하게 일차원적으로 보조금이나 제조원가를 따지기보다 부가가치를 수치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 혁신을 위해서는 낮은 전기요금을 기본으로 한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를 벗어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헌 처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다소비 세계8번째 국가이며 석탄, 석유, 가스의 9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순수입 규모로 세계4위 국가"라며 “이처럼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저효율 산업구조를 지속해왔지만 이제는 제조업만으로는 안된다. 가격을 정상화해 다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진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원단위가 높은 나라가 아이슬란드다. 지열과 수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전기가 가장 싸다. 이를 활용해 높은 전기사용 산업구조를 만들었다"며 “그러나 탄소배출이 없어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다.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이런 방식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총 발전의 80%가 화석연료인 구조에서 지금과 같은 산업구조와 전략이 지속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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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6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 주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기후에너지포럼'에서 패널토론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소진영 연구위원도 “에너지는 가격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나라보다 소비가 많은 게 핵심"이라며 “이는 가격을 적절하게 설계하면 소비가 줄어들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가격에 대한 옵션이 열리면 정책수단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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