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운용 규모 시중은행 뛰어넘어 4위
작년 말 DC·IRP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 1위
ISA 세제확대 연금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
“연금 자산 규모가 사업의 주된 목표가 아니다. 우리는 고객의 성공적인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만들어 고객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연금 자산이 클 수 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지난 15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미래에셋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을 누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적립금이 지난 4월 1일 기준 10조원을 돌파했다. 또 미래에셋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23조7473억원으로 NH농협은행을 넘어선 상태다.
최 본부장은 이같은 성장에 대해 “단순히 원리금 보장으로 달성된 결과라면 크게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며 “투자 자산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시장에 있어 미래에셋은 후발주자다. 2005년 12월 1일 이전엔 고용주가 퇴직보험 또는 퇴직일시금신탁에 가입해 근로자의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수령토록 했다. 이에 은행업권이나 보험업권의 경우 선점 효과가 있었던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지난 2005년 12월 연금시장에 뛰어든 뒤 현재 업계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1위부터 3위까지 국민은행·신한은행·기업은행 등 은행들이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은행이 미래에셋보다 순위가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이에 최 본부장은 “투자하는 연금인 실적 배당형이 DC형 전체자산 10조원 중 57%에 달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만 봐도 전체 실적 배당형 중 미래에셋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43개 사업자 중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라면서 “연금이 비단 원리금 보장으로만 하는 게 아닌 투자가 일정 부분 수반이 돼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많은 선택을 받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금시장은 제도 기반의 영업이다. 현재 미래에셋 연금본부 내에는 130여명의 인원이 근무 중이다. 컨설팅 영역들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최 본부장은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여러 가지 제도와 컨설팅 영역들이 함께 움직이고 이에 결부돼서 돌아간다"면서 “인프라가 깔려 있지 않으면 고객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현재 잘 갖춰진 인프라로 인해 고객들이 미래에셋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작년 말 기준 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상위 10개 사업자 중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5년, 7년, 10년 연평균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분산 투자가 배경이다.
최 본부장은 “분산투자의 장점은 변동성이 작긴 하지만 순간적으로 시장 수익률 대비 떨어질 수도 있다. 결국은 이 리스크 관리에서 시작을 해야 된다"면서 “현재 강도 높은 리스크를 관리와 더불어 매년 들어오는 적립금으로 적립식 투자를 병행하면서 장기 투자 수익률을 제고하고 있다. 이 논리대로 미래에셋은 연금 자산을 잘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2대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공약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ISA는 2021년부터 소득과 무관하게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규모는 현재 21조원 수준까지 이르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SA의 성장은 본격적인 퇴직연금시장의 활성화 기회라는 게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ISA는 5년 계약이지만 3년 이후부터는 연금으로 전환을 할 수 있다. 2021년 가입자의 경우 수익이 난 가입자들은 올해부터 연금으로 전환하는 시기가 됐다"면서 “ISA는 결국 연금을 전환할 수 있는 모수를 키우는 만큼, 미래에셋을 포함해 연금 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21년에 새로 나온 투자중개형 ISA는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매매까지 가능하다. 최 본부장은 “그간 중개형 ISA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은 기존의 투자성향 그대로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개형 ISA와 연금의 투자는 같은 라인에 있다. 이는 곧 증권업에 굉장히 유리한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SA 세엑공제 한도가 늘어나면 연금산업이 커지는 그런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노후 자산 형성을 위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금 부문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부모님의 어려웠던 노년이 이유다. 최 본부장은 “아버님이 시골분이어서 연금 보험 등이 하나도 없다 보니 노후에 힘들게 살다가 돌아가셨다"며 “미래에셋이 연금 사업을 시작했고, 스스로도 연금 부문에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고객의 자산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하는 연금이나 글로벌 분산 투자 등은 투자자 입장에서 상당히 막연하다"며 “그래도 고객들이 미래에셋의 울타리 안에서 시스템적 지원을 받아가면서 자산을 형성중인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최종진 연금본부장 프로필
2021년 연금본부장
2019년 기업RM 팀장
2009년 퇴직연금사업단 발령
2007년 미래에셋증권 입사
2001년 굿모닝증권 입사(현 신한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