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연금 개혁안'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공무원 등 특수직역과 일반 국민들 간 연금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연합뉴스는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의 '한국 노인의 노후 소득 부족분 현황-필요 노후 소득과 공적 연금소득 간 격차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각 공적연금 수급 고령층 월평균 수령액은 기초연금이 22만 1000원, 국민연금이 36만 9000원 수준이었다.
반면 특수직역연금 수령액의 경우 203만원에 달해 국민연금과 견줘 5.5배나 많았다.
이 차이는 '노후 최소생활비'나 '노후 적정생활비'와 같은 개념으로 비교해 볼 때 더욱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50세 이상 중고령자 대상 인식 조사로 2022년 기준 '노후 최소생활비'를 개인 월 124만 3000원, 부부 월 198만 7000원으로 산출했다.
같은 기간 '노후 적정생활비'는 개인 177만 3000원, 부부 277만원으로 평가됐다.
'기초연금+국민연금' 수급 노인은 최소생활비 대비 월 84만 5000원, 적정생활비 대비 월 137만 6000원 정도 노후 소득이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반대로 급여 수준이 월등히 높은 특수직역연금 수급 노인의 경우 노후 소득이 최소생활비 대비 월 78만 7000원, 적정생활비 대비 월 25만 7000원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수령액 격차는 각 연금제도 수급자 평균 가입 기간과 가입 중 낸 보험료, 지급률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보험료율은 국민연금이 매달 소득 9%(직장 가입자는 직장인 4.5%, 사용자 4.5% 부담)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은 18%(공무원 9%, 국가 9% 부담)로 국민연금 2배에 이른다.
동일 소득일 경우 일반 자영업자가 보험료 10만원을 내고 연금 10만원을 적립, 직장인이 10만원을 내고 20만원을 적립할 때 공무원은 20만원을 내고 40만원을 쌓는 셈이다.
이렇게 연금을 모으는 기간 역시 이직이나 실직 우려가 적은 공무원이 일반 국민에 비해 훨씬 길다.
이를테면 2019년 기준으로 각 연금 신규 수급자 평균 가입 기간은 국민연금이 17.4년이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은 이보다 9년가량 긴 26.1년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공적연금 간 지나친 격차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는 만큼 불평등한 연금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하면서 심각한 재정 상태의 직역연금을 모른 체하고 넘어간다면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국민연금은 기금 고갈 등을 이유로 개혁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계에서 진통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특수직역연금은 이미 적립 기금이 소진돼 해마다 수조 원 적자를 내며 막대한 세금이 계속 투입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2001년부터, 군인연금은 이보다 훨씬 전에 적립금이 바닥나 매년 정부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사학연금은 아직 적립금이 쌓여 있으나, 2040년대 후반이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는 공적연금 간 격차 완화 방안으로 각 제도를 분리 운영하되 보험료율 등을 일치시키거나 특수직역연금 신규가입자부터 국민연금에 편입시키고, 정해진 기준연도 이후부터는 특수직역연금 제도와 국민연금제도를 통합하는 등 공적연금 개혁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