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상 없이 전력산업 유지 불가능…하반기 인상 불가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10 17:31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만 치중하다가 지금의 위기 초래”

“한전 등 공공기관 위주 체제 한계...민간과 협력, 전력망 확충, 에너지신사업 육성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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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0일 에너지미래포럼에서 '에너지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과 공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30년 전의 가치였던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만 매몰된 결과 한전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됐습니다.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전기요금 정상화 없이는 안정적 전력산업 유지는 물론 에너지신산업 육성도 불가능합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0일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 주최, 서울 서초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5월 월례 조찬포럼에 참석해 '에너지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과 공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글로벌 에너지대전환 시대에 한전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에너지신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주도의 전력산업에서 민간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전이 그동안 최선의 가치로 내세웠던 '세계 최고 품질의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자'는 가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비중이 15%인데 다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최상위 수준"이라며 “미국은 0.1%에 불과하며 다른 OECD 국가들도 대부분 전력산업을 민간으로 이양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공부문에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에너지산업도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신사업 육성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30년 가까이 정부주도로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만 치중해 세계적인 무탄소 전환, 에너지와 ICT기술을 결합하는 추세에 뒤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국제 에너지 환경에서 정부와 공기업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한전과 같은 공기업은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나 전력망 확충 등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한다. 즉 지금 시점에 한전의 역할은 △유효경쟁 △공적가치 △산업진흥"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한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전기요금 정상화와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독립에너지규제기관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전력구입비 등 원가부담 최소화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전기요금 인상해야"

김 사장은 이날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원론적으로 민생, 국민부담 등을 이야기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은 다르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하는 동시에 적자해소와 미래비전을 위한 혁신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는 전기요금을 최소한의 선에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당시 이탈리아는 전기요금을 700%나 올렸다. 프랑스의 한전 격인 EDF는 정부가 국영화시켰으며 영국의 전기회사는 30군데가 파산했다"며 “그러나 한전은 원가 이하의 전기를 공급하면서 조직이 멍들었지만 가계에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우리 산업경쟁력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사채발행한도가 목에 찼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제는 전기요금 조정밖에 방법이 없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인상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요금 조정은 마지막 최후의 수단으로 하겠다. 먼저 전력구입비 등 원가부담 최소화를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전력시장제도 합리화를 통해 7조1000억원을 절감했다. 이런 노력으로 부채 200조원, 누적적자 48조원의 상황에서도 전력시장 운영을 감당할 수 있었다. 국민들이 모르시는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올해도 추가적으로 전력구입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현재 전력예비력을 5.4GW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의 ICT기술을 활용하면 예비력을 더 낮출수도 있다. 그럼 전력구입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선진국들과 달리 주파수를 2개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원전 감발을 덜해도 된다. 최대한 모아보니 4.1조원 정도를 더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산업부, 전력거래소 등과 확정한 금액은 2.2조원이다. 올해 이정도 전력구입비를 낮춰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전기요금 조정 외에는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김 사장에 따르면 한전은 2027년 말까지 사채발행 배수가 5배에서 다시 2배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2027년 말까지 누적적자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김 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전기요금을 최소한의 선에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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