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경영복귀 7년···현장 경영·해외 진출↑
코로나19 위기 극복···매끄러운 세대교체는 숙제
CJ그룹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식품, 뷰티, 문화 등 핵심 역량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지 7년이 지난 가운데 내실을 다지고 혁신을 도모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5월17일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체질개선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재무구조 등에서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의 최근 경영 트렌드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장'이다. 그는 올해 초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이 계열사를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여만이다.
이튿날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도 찾았다. 그는 주요 부서를 돌면서 직원들을 격려한 뒤 “온리원(ONLYONE) 정신에 입각해 초격차 역량 확보를 가속화하고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상식을 뒤엎은 인사 결정이다. CJ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이사 시즌을 조용히 넘어갔다. 대신 지난 2월 '선택과 집중' 형태의 결단을 내린 뒤 대표인사 인사를 수시로 단행하고 있다. 이달 초 이건일 CJ 사업관리1실장이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3월에는 윤상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로 발탁됐다.
주요 계열사들도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7조8904억원, 영업이익 819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오 등 부진으로 전년 대비 하락한 수치지만 식품사업 부문이 해외에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슈완스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다 미국 등에서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CJ대한통운 역시 지난해 매출 11조766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을 기록하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 신화'를 쓴 올리브영도 해외로 간다. CJ올리브영은 올 상반기 중 일본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소비 성향이 한국과 유사한 데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북미와 더불어 글로벌 진출 우선 전략국가로 선정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올리브영은 2014년과 2018년 각각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아직까지는 온라인 사업만 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에 시동을 건 CJ ENM은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콘텐츠 라인업의 확대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채널 및 디지털 커머스를 강화해 수익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목표다.
재계에서는 매끄러운 세대교체를 CJ그룹 최대 숙제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함께 식품·뷰티·콘텐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가운데 3세 승계 작업을 잡음 없이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 전략실장이 임원급으로 활동 중이다. 그룹 지주사인 CJ(주) 지분은 이 회장이 42.07%를 들고 있는 반면 이선호 실장(3.2%)과 이경후 실장(1.47%)은 거의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