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달인’들 다시 NFT에 주목, 실패 사례 이겨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15 10:57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현대카드 등 NFT 투자

2021~2022년에도 NFT 투자 줄이어...성공사례 無

최근 NFT 투자는 소장가치보다 실제 효용성에 주목

사진=ChatGPT4.0

▲사진=ChatGPT4.0

최고경영자(CEO)이면서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기업인들이 다시 대체불가능토큰(NFT)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NFT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서다. 하지만 과거 NFT 유행 당시 투자 실패 사례가 많아, 이번에는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곽 부회장의 경우 국내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 HPSP에 대한 투자가 성공해 약 3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을 맡은 이후 미국 GE 등의 투자를 이끌어 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렸으며,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일본 라인넥스트에 개인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야후 관계사 라인넥스트는 NFT 플랫폼 개발 및 글로벌 웹3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일본 법인이다. 현재 사모펀드(PEF)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1800억원 규모 라인넥스트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데, 곽 부회장은 여기에 개인 자금 31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올해 NFT 부문 강화에 나섰다. 지난 2022년 IT 교육기업 멋쟁이사자처럼과 합작해 NFT 기업 모던라이언을 설립했는데, 올해 여기에 20억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NFT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1~2022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기업인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단 이같은 NFT 투자의 성공 사례가 전무하다시피 해, 최근 진행된 투자는 과연 결과가 다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자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NFT를 발행한 다수 연예기획사·게임사 NFT 중 뚜렷한 성과를 낸 곳이 거의 없다. 당시 K팝 열풍을 타고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등이 NFT 사업에 진출했으나 단순 마케팅 수준 활용에 그쳤다는 평가다.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경우 작년 사업보고서에서 NFT, 블록체인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뒤 지금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KT는 한때 NFT 플랫폼 '민클'의 출범을 알렸으나 약 2년 만인 올해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에는 미국 메타가 NFT 사업에서 철수했고, 미국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도 NFT 관련 서비스를 종료했다.


NFT 외 가상자산 분야로 범위를 넓히면 더욱 암울하다. SK스퀘어는 최태진 SK그룹 회장의 주도로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2대 주주(32.3%)에 올랐다. 그러나 코빗의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지분가치가 모두 손상 처리될 가능성까지 점쳐져, 연초에는 지분 매각 루머가 돌기도 했다. 코빗 투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SK스퀘어가 인적 분할한 후 첫 투자라는 상징성도 있다.


사법 리스크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차남 김모씨는 계열사 한컴위드가 지분 투자한 아로와나토큰으로 9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며, 다음 재판은 이달 23일이다.


이 숱한 실패 사례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이 다시금 NFT 투자에 나선 것은, 기존에 단순 소장 가치만 있던 '콜랙터블(Collectable)' NFT에서 벗어나 효용 가치가 있는 '유틸리티(Utility)' NFT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NFT 시장 분석업체 댐갬블은 작년 9월 7만여개에 이르는 NFT 중 95%가 무가치하다는 분석을 냈는데, 이를 제외한 나머지 5%에 기대를 걸었다는 의미다.


일례로 현대카드의 경우 유명 가수 콘서트 등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개최하는데, NFT를 활용한 예매 방식으로 암표를 상당 부분 차단하는데 성과를 거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원더프레임 김동환 대표는 “과거 NFT는 기업들이 팔아야 할 상품인 경우가 대다수였고, 상품으로의 매력이 떨어지면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NFT의 고유한 물성을 이용하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고,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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