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무상감자 공시 후 주가 폭락 겪어
자본잠식 개선 목적...균등감자에 반발
감자 직후 유증으로 ‘지분가치 희석 두배’
뉴보텍 “불가피한 결정, 주주환원 최선”
뉴보텍이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적자경영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부실 경영의 책임을 모든 주주가 균등하게 나눠지게 되는 만큼, 오랜 주가 하락을 견뎌온 소액주주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뉴보텍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08% 하락한 4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 빠진 상황에서 이날 하한가에 가까운 폭락을 겪은 것이다.
이는 뉴보텍 측이 지난 14일 공시한 무상감자 계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뉴보텍은 최근 보통주 5주를 같은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6월 26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에서 감자안이 통과될 경우 뉴보텍의 발행 주식 수는 4156만45주에서 831만2009주로 감소한다. 감자기준일은 7월 11일, 신주상장예정일은 8월 2일로 예정됐다.
뉴보텍 측은 이번 감자의 사유로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작년 말 기준 뉴보텍의 자본총계는 131억4636만원이다. 그런데 부채총계는 341억4287만원으로 부채비율이 260%에 달한다. 자본금은 207억8002만원으로 자본잠식률은 약 37%다. 관리종목 대상 요건인 50%를 넘기지는 않았지만 작년(자본잠식률 14%)보다 상황이 심각해졌다. 결손금도 매년 커진 결과 216억6263억원에 달했다.
이에 뉴보텍은 무상감자를 실시해 얻는 자본잉여금(감자 차익)으로 결손금을 상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예상되는 감자 차익은 약 166억원으로 결손금을 상당 부분 없애면서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무상감자를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따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무상감자 자체가 회사의 부실이 크다는 신호로 분류돼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대주주, 소액주주 구분 없이 모든 보통주에 같은 비율로 감자를 실시하는 균등감자여서 더욱 소액주주의 반감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무상감자 직후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가 있어 주주가치 희석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주 520만주를 새로 발행해 약 86억원을 조달하며 운영자금(36억원), 채무 상환(60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주 예정 발행 가액은 1841원으로 8월 30일 확정되고, 9월 27일 신주 상장이 이뤄진다.
뉴보텍은 이미 지난 2022년, 2023년에도 유상증자를 실시해 왔다. 이는 최대주주 에코의 지분 확보를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였으나 결국 유통 주식 수가 늘어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컸다. 그런데 이번에도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아무런 보상 없이 줄이면서 다시 주주의 돈으로 자금을 확보한다는 의미여서 오랜 기간 뉴보텍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뉴보텍의 한 관계자는 “전문가와 상의해 본 결과 주주 한쪽의 편을 들기보다는 모두가 책임지는 균등감자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며 “결손금이 너무 많아 불가피한 결정이었으며, 자본잠식을 벗어난 후에는 주주환원을 목표로 최대한 재무·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