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 본계약 체결 예정…국내 최대 규모 OTT 탄생 임박
티빙, 스포츠 중계권 업고 상승가도…웨이브는 글로벌 확장
증권가 “양사 합병 시 1300억원 이상 이익 개선 효과 기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콘텐츠웨이브의 합병이 다음달 본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양사 합병을 통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에 맞설 수 있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탄생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및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절차가 다음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쯤 양사가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양사의 최대 주주인 CJ ENM과 SK스퀘어는 지난해 12월 상호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해 왔다. 협의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연내 합병 법인을 출범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위해선 양사 주요 주주들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티빙의 2대 주주는 KT스튜디오지니, 3대 주주는 SLL이다. 4대 주주는 네이버다. 웨이브는 MBC와 SBS가 2대 주주, KBS가 3대 주주다. CJ ENM이 최대 주주,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되는 것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합병 비율은 본계약 때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하게 됨에 따라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점유율 측면에서 국내 OTT 2위인 쿠팡플레이를 넘는 것은 물론,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비용 절감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34%로 넷플릭스(35%)와 1%p 차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의 OTT 앱 트랜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티빙 점유율은 21%, 웨이브는 13%다. 다만 양사의 중복 수치를 제외하면 실제 점유율은 이보다 조금 낮을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를 합산한 앱 사용 시간은 넷플릭스를 뛰어넘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주 티빙과 웨이브 앱의 총 사용 시간은 2368만1047시간으로 넷플릭스(1911만2261시간)보다 약 1.2배 더 많았다.
특히 티빙의 경우 국내 프로야구(KBO) 리그를 독점 중계하면서 이용자 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티빙의 지난달 신규 앱 설치 건수는 71만2644건으로 넷플릭스(28만7375건)의 2.5배에 달한다. 전월(46만6000건)보다도 약 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지율은 24.6%로 국내 OTT 중 가장 낮았다. KBO리그 중계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 지표가 신규 앱 설치로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브의 경우 글로벌 사업 범위 확장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웨이브는 미주지역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넓히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오세아니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해외 39개국에 OTT 서비스를 개시했다.
웨이브는 그동안 축적해 온 서비스 경험과 해외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장해 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미디어그룹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콘텐츠 공동 투자 및 가입자 확대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순이용자가 1000만명대로, 1300억원 이상의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며 “콘텐츠 합산 비용이 6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이중 외부 판매향 1200억원과 기타 비용 2300억원으로 상당한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