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기업도 대비한다①] 노동력 감소 대비하는 K-기업···로봇 시장 ‘눈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24 08:10

2022년 한국 로봇밀도 1012대·압도적 1위…2017년 이후 연평균 6%↑

인력난·저출산 심화 속 산업 현장 곳곳서 입지 강화…도입 분야 다변화

HD현대로보틱스

▲자동차 스폿용접 과정에 투입된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노동력 확보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 및 숙련공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집계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거리다.


산업 현장 곳곳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여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로봇밀도는 1012대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은 151대였다.


로봇밀도는 노동자 1만명당 로봇 대수로 한국의 경우 2017년 이후 연평균 6%씩 증가한 결과 2위(싱가포르) 대비 4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대형 산업용 로봇이 국내 시장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근로자와 함께 작업 가능한 협동로봇도 공장 뿐 아니라 병원·커피 매장을 비롯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가 늘어나는 것도 언급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20년 91억달러였던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2016년 190달러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두산로보틱스의 올 1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티로보틱스와 브이원텍 등이 물류로봇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활용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품 생산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플랫폼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가능성도 언급된다.


기아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자동차 공정에 투입하기 위한 로봇 개발에 나서는 등 현대자동차도그룹도 로봇 배치 확대로 차량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만성적 인력난으로 인해 산업부·고용노동부·법무부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조선산업은 선박 용접 등에 로봇을 투입 중이다.


HD현대삼호를 비롯한 HD한국조선해양은 대조립을 비롯한 공정에 협동로봇을 활용하는 중으로 앞으로도 로봇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도 로봇 도입을 가속화한다. 그라인딩 작업과 휴식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로봇이 수동 방식의 용접 보다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5㎜ 두께의 탄소강을 한 번에 용접하고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하는 등 속도도 높일 수 있다.


삼성중공업도 용접과 도장 작업 등에 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자동화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한화오션

▲한화오션 '레이저 아크 하이브리드 용접 시스템'

철강산업에서도 로봇의 활약을 볼 수 있다. 대동과 포스코는 특수환경 임무수행 로봇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제철소 내 낙광·폐기물 수거 등 작업환경 개선을 위함이다.


대동은 리모컨으로 원격조종하는 로봇을 납품할 예정이다. 양사는 사람의 조작을 최소화한 자율작업 임무 로봇을 만드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동은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출시한 데 이어 4단계급 제품에 적용될 클라우드AI 및 엣지 컴퓨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동이 2026년까지 국내에서 AI 기반 자율작업 농기계를 보급하고 정밀농업 스마트화를 추진한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초 로봇 출시를 비롯해 1차산업에도 로봇의 힘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으로 높이를 조절하는 자재 이송용 자율운반 로봇 등으로 비농업용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라스트마일 배송로봇 실증사업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활용하는 등 물류산업 내 로봇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로봇배송 서비스 '브링'과 자체 로봇 오픈 API플랫폼 '브링온'을 출시했다. 식음료 배달과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산업 현장 내 안전성 니즈가 커진 것도 로봇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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