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쟁사 부진 속 화장품 최대매출로 선방
니치향수 등 프리미엄 브랜드 高마진전략 효과
B2C·상품군 확대…패션도 ‘여성복 강화’ 주력
패션·뷰티 업황 침체에도 올해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개선 주역인 화장품사업을 앞세워 하반기 반등에 노리고 있다.
부업에 해당하는 화장품 사업의 외연 확장을 통한 매출 증가를 전체 실적 개선에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좀처럼 진전되지 않은 본업인 패션사업이 반등 실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성장 동력인 화장품사업 매출 확대를 위한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자체 브랜드(PB) 육성이 핵심이다. 자체 브랜드의 경우 수입 화장품 대비 마진율도 높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1분기 자체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과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6%, 63.1% 증가했다. 2020년 인수한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도 63.9%의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성장세를 고려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연작'의 키운 고가 라인 '알파낙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층 확대에 나섰으며, 뽀아레·스위스퍼펙션을 앞세운 글로벌화도 꾀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퍼펙션은 3년 내 소매 매출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키운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북미와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 등 주요 지역 위주로 영업·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고급 스파·호텔 입점 등을 늘리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프리미엄 수입 니치 향수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품목이다. 유명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추세다. 올 상반기에만 스페인 '로에베 퍼퓸', 프랑스 '에르메티카' 이탈리아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해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부업인 화장품사업 육성에 매진하는 이유는 기존 수입 패션브랜드 직진출에 따른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면서 실적 존재감이 커진 탓이다.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3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8.9% 늘었다.
전체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화장품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1분기 국내 패션업계 빅5 가운데 LF를 제외한 코오롱FnC·삼성물산 패션·한섬 모두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성장세도 남다르다. 1분기 자체·수입 화장품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화장품사업 매출은 1043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부문 비중도 33.7%로 전년 동기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일각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하반기 실적 반등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위축에 따른 비우호적 영업 환경과 함께 본업인 패션사업, 생활용품사업 부진으로 외형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동종업계 대비 선방한 실적을 반등 신호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위주로 패션사업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유망 브랜드 발굴·육성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일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가 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점도 전략의 하나다. 신규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수혈해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로부터 일부 브랜드 양도 당시 발생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월 신세계톰보이를 K패션 전문법인으로 재출범시키는 과정에서 국내 여성복 브랜드 영업권을 넘긴 바 있다. 재무구조 안정화를 바탕으로 향후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 신세계톰보이의 여성복 브랜드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효율 중심의 사업 구조 개선과 성장성 높은 브랜드에 대한 집중 투자 결과가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