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위성방송 가입자 감소세 두드러져…IPTV도 증가세 둔화 가속
SKB, 이달 말부터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 본격화…‘락인 효과’ 기대
KT스카이라이프, TPS·오리지널로 성장 정체 타개…콘텐츠 투자 효율화
LG헬로, 기술중립 상품으로 실적 회복 모색…렌탈·지역사업 강화도
가입자 이탈과 매출 감소 등으로 고사 위기에 직면한 유료방송업계가 체질 개선을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섰다. 이들은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 한편 콘텐츠 다양화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생존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명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상반기보다 3만7389명(0.1%) 감소했다.
매체별 가입자 수는 인터넷TV(IPTV) 2092만5902명(57.63%),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254만1500명(34.54%), 위성방송 284만2704명(7.83%)으로 나타났다. IPTV 점유율은 0.36%p 늘었지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각각 0.21%p, 0.15%p 줄었다.
다만 IPTV 가입자 수 증가세 역시 꾸준히 둔화하고 있어 업계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전반적인 가입자 수 감소세를 고려하면 가입자 확대보다는 이탈 방지와 실적 방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SKB)는 이달 말 IPTV와 넷플릭스 멤버십을 결합한 요금제를 출시한다. 이는 지난해 9월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소송을 전면 취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양사는 Btv 올, Btv 스탠다드 요금제에 넷플릭스 스탠다드(월 1만3500원), 프리미엄(월 1만7000원)을 결합한 방식의 요금제 4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쿠팡플레이, 애플TV+ 등 다양한 OTT 콘텐츠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통합검색부터 가격비교, 시청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IPTV 가입자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가입자 확대는 어렵지만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KT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일정 수준 방지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인터넷에 모바일을 결합한 TPS 상품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한다. TV+인터넷+모바일 또는 TV+모바일 상품 결합 시 '20% 더블할인 가족결합'을 제공한다. 모바일 1회선 결합시 TV요금 10%, 2회선은 TV요금을 10% 더 추가 할인하는 결합 상품도 운영 중이다.
TPS 상품 인지도 제고를 위해 10년 만에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정체성도 개편했다. 이를 통해 핵심 고객인 2030세대 대상의 마케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콘텐츠 사업과 관련해선 투자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달 출시한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첫 기술중립 상품 '헬로tv 프로'를 내세워 실적 개선에 나선다. 케이블TV와 IPTV의 장점을 동시에 살린 상품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료방송 사업자 중 가장 먼저 기술중립 서비스를 도입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가입자 수와 점유율이 복수종합유선방송(MSO) 중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가입자는 7314명, 점유율은 0.03%포인트 늘었다.
이외에도 케이블TV업계의 경우 지난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중심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지역 밀착형 콘텐츠로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역자치단체와 협업해 지자체 콘텐츠를 위한 채널을 편성하거나 지역민 대상 행사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지역 채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인 모양새다. 대부분 사업자들이 올해가 마지노선이라고 점치는 분위기"라며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지상파 재송신료, 송출수수료 등 정책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유료방송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도입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