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나증권의 ‘신무기’ 리테일법인영업…“법인 대상 토탈서비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2 12:01

리테일법인영업 선봉에 선 이정희 하나증권 부장
“법인의 니즈를 캐치해 ‘원스톱’ 서비스 제공”
고객은 수수료 아끼고 증권사는 고객 락인 효과

하나증권 리테일법인영업

▲하나증권 이정희 영업부금융센터 부장(가운데)과 강민지 대리(좌), 박미나 과장이 리테일법인영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법인자금 조달 및 운용, 대주주 관리, 블록딜, 주식담보대출, IPO연계'




이 모든 일에 통달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 이정희 하나증권 영업부금융센터 부장은 법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러한 업무의 지원에 나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부장이 만나는 법인들은 각 업무 별로 하나증권의 담당 조직에 이 일을 연계 받는다.



실제 이 부장은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업무에 대해 “법인 고객이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모든 솔루션을 받는다'는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솔루션'은 허언은 아니다. 이 부장이 맡은 조직은 최근 하나증권의 강조하는 WM(자산관리) 영업의 연장선에 있는 리테일법인영업(가칭)이다.




지난해 취임한 강성묵 부회장이 최근 강 부회장은 WM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를 수행하는 조대현 WM영업본부장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으로 기획한 조직이 리테일법인영업이 기획다.


법인을 상대로 한 WM 서비스는 대형증권사들이 앞다퉈 점유율을 올리고자 하는 분야로, 이제 하나증권도 본격적인 참전에 나선 것이다.


법인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 부장과 몇몇 '선수'들이 힘을 합쳤다. 리테일법인영업의 발전 가능성에 하나증권 회사 내 인재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이 부장은 “기존에도 각 IPO나 발행, 대출 등 각각 업무 담당자들이 따로 대주주나 법인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며 “하지만 법인과 증권사 간 업무에서 회사 내의 자원과 전문가를 연결해 '하나의 영업'이 이뤄지도록 인프라를 마련하고 관리하는 것이 리테일법인영업의 업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경우 자산 관리를 주거래은행 1곳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인은 그렇지 않다. 기존대로라면 비상장 기업이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IPO(기업공개)담당자를 찾아 일하고, 이후 상장한 뒤 증자라도 하려면 또 다른 증권사의 발행 부서를 만나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최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회사 내 여유 자금을 운용하려면 또 따로 각각의 업무를 맡기기 위한 증권사를 찾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리테일법인영업을 통하면 각각의 업무를 위해 별도 담당자를 찾을 필요가 없다. 법인이 맞이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한 번에 쉽고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 리테일법인영업을 통하면 해당 증권사의 담당자가 한 번에 연결된다.


이 부장은 “상장은 A증권을 통해 진행하고 이후 증자는 B증권, 배당은 C증권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리테일법인영업을 통하면 해당 업무를 모두 한 증권사를 통해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고 증권사도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종합적인 서비스는 다른 업종이라면 당연할 수 있지만 개인·부서별 경쟁에 따른 별도 실적 위주의 고과가 중시되는 증권사에서는 쉽사리 도입하기 어려운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고객과 증권사 모두 윈-윈이 되는 영업형태다.


특히 하나증권의 경우 하나은행이라는 은행 계열사가 있다. 시너지가 다른 증권사보다 강하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외환업무 등에서 은행이 줄 수 없는 금리를 원하는 고객은 기존대로라면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 등으로 떠났다. 하지만 조직 내에 리테일법인영업이 자리를 잡으면 하나은행의 고객이 그대로 하나증권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이이 대해 “이런 형태의 영업은 자칫 다른 경쟁사로 갈 고객을 하나금융그룹 내에 계속 유치하는 시너지를 낸 것"이라며 “증권사뿐만 아니라 그룹과 다른 계열사에 모두 도움이 되는 영업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리테일법인영업

▲하나증권 리테일법인영업(가칭)이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좌로부터 강민지 대리, 이정희 부장, 박미나 과장.

개념은 간단하지만 실제 업무는 만만한 게 아니다. 증권사는 물론 다른 계열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파악하는 '시야'와, 그룹 내 인적 인프라를 구성해 운용하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무가 광범위하다보니 경쟁상대가 다른 증권사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증권 리테일법인영업이 욕심을 내는 분야는 외국계 IB의 국내업무 대리업무다. 경쟁사는 법무법인이다.


자리에 함께 한 강민 대리는 “외국계 IB는 대부분 국내에서 활동할 때 높은 수수료를 내고 일반적인 법무법인과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우리와 일한다면 수수료가 거의 없이 한국 내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증권사는 수수료 대신 다른 걸 원한다. 바로 외국계 IB가 진행하는 국내의 다양한 딜의 주관업무다.


인터뷰를 함께 한 박미나 과장은 “외국계 입장에서는 국내의 업무 관련 비용을 크게 줄이고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당 외국계 IB가 참여하는 청약이나 블록딜 등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장은 리테일법인영업을 하는 데 있어 하나증권만의 강점 중 하나로 리서치센터를 꼽았다.


이 부장은 “업계 최고의 리서치센터가 자리하고 있어 영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양질의 분석은 영업직원의 내공을 높이면서 고객에게 먼저 다가설 수 있는 '무기'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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