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재산을 기준으로 한 지지층 확장에 여야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 '선별' 기조까지 반영한 더불어민주당 민생회복지원금에 난색을 표하는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층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감세론을 피면서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속세법 개정을 제안했다.
임 의원은 “집값이 올라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미세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장에 대해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합리적이고 필요한 개정이라면 열어놓고 논의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서도 민주당에서는 대표적 부자 과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관련한 완화 내지는 폐지 논쟁이 제기된 바 있다.
진 위의장은 일단 “종부세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세법 개정은 국민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국가 재정 상황도 검토해 당론을 정할 문제"라며 “당은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이고, 의원들도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만 당내 종부세 논의가 무기한 연기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7월이면 세법 개정안을 제출한다. 그 일정에 맞게 당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답하면서, 해당 이슈가 화두로 떠오를 것을 시사했다.
그는 종부세에 더해 보유세와 취득세, 양도세 등도 전면적으로 손볼 계획이 있는지에도 “필요하다면 다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호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는 '민생지원금' 법안에 대해 '비토론' 일색 주장이 이어진다.
법관 출신인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재옥 의원실이 주최한 '처분적 법률,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예산 편성과 집행 대상·시기 등을 명시하는 '처분적 법률' 방식으로 민생지원금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헌법 체계가 뒤집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처분적 법률이란 행정 집행이나 사법 절차 등을 통하지 않고 자동으로 집행력을 가지는 법률을 말한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처분적 법률의 형태로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정부에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되면 사법부·행정부가 정말 난감한 상황이 돼서 이른바 거부권의 홍수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빌미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한 때 행정권이 비대하고 남용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회가) 행정권을 거부하고 헌법에 있는 견제·균형 원리를 뛰어넘어 입법이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는 걱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요새 민주당이 '법대로'(한다)라고 하는데, 입법권을 넘어 행정권까지 행사하겠다고 하는 걸 보니 정말 '맘대로' 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내고 토론회를 주최한 윤재옥 의원은 “정부의 예산편성권 등을 국회에서 침해해가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의회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국회는 국회대로, 대통령실은 대통령실대로 절제된 권한 행사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