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1분기 수출 호조와 건설투자·민간소비 회복 등에 따라 1.3% 성장했다. 9분기 만에 최고치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앞서 4월 25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2021년 4분기(1.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수출 급감과 함께 분기 성장률은 2022년 4분기(-0.5%)에 뒷걸음쳤다가 지난해 1분기(0.4%) 반등한 뒤 2분기(0.6%), 3분기(0.8%), 4분기(0.5%)와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특히 건설투자가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늘며 3.3% 뛰었다. 수출은 반도체·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품목과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1.8%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0.7% 증가했다. 정부소비 역시 물건비 지출 위주로 0.8%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2.0% 뒷걸음쳤다. 수입도 천연가스·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다. 1분기 성장률을 0.8%포인트(p) 끌어올렸다. 건설투자(0.5%p)와 민간소비(0.3%p), 정부소비(0.1%p)도 성장에 기여했다. 설비투자(-0.2%p)와 정부투자(-0.1%p)는 0.2%p, 0.1%p씩 성장률을 낮췄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민간소비(-0.1%p)와 설비투자(-1.2%p)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건설투자(+0.7%p)와 수출(+0.9%p)은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번 1분기 성장률 잠정치부터 국민계정 기준년이 기존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각 2015년과 2020년을 기준으로 산출된 속보치와 잠정치를 비교할 때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년을 조정한 새 시계열에서 2001∼2023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6%)이 기존 시계열상 성장률(3.5%)보다 0.1%p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1분기 성장률 잠정치(1.3%)가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데 시계열 조정 효과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종별 성장률을 보면 건설업이 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농림어업이 1.8%를 기록했다.
운송장비 등을 위주로 제조업도 0.9% 성장했다. 서비스업 역시 도소매·숙박음식업·문화기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9% 늘었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 대비 3.4%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4조8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늘어 명목 GDP 성장률(3.0%)을 웃돌았다.
실질 GNI는 2.4% 늘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17조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축소돼 성장률이 실질 GDP(1.3%)보다 높았다.
이번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에 따라 지난해 1인당 GNI는 기존 3만3745달러에서 3만6194달러로 늘어났다. 1인당 GNI가 처음 3만달러를 넘은 시점도 2017년에서 2014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