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폭염이 평년(10.2일)보다 많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예측됐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7일 기상청 기상강좌에서 “LSTM(Long Short-Term Memory) 통계모형으로 예측한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을 밝혔다.
폭염일은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작년 여름의 경우 폭염일이 13.9일이었다.
앞서 기상청은 3개월 전망을 통해 6월과 8월은 기온이 평년기온과 비교해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30%, 낮을 확률이 20%라고 밝혔다.
7월은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과 평년기온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평년기온을 밑돌 확률이 20%로 제시됐다.
올여름 전반적으로 덥겠지만 6월과 8월은 평년을 기준으로 보면 유달리 덥고 7월은 그나마 나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7월 전망의 근거가 '많은 비'라는 점이다.
지난해 여름 시작한 엘니뇨가 끝나고 올여름엔 중립 또는 라니냐가 발생한 상태로 전환될 전망인데 이처럼 엘니뇨가 쇠퇴하는 여름에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 쇠퇴기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할 이론으로 이 센터장은 '인도양-서태평양 축전기 이론'을 제시했다.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겨우내 이어진 엘니뇨로 크게 오른 뒤 엘니뇨가 끝나고도 식지 않아 여름 동아시아 강수량을 늘린다는 것이 이론의 골자다.
봄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지수가 '인도양 쌍극자 지수'(IOD)인데, 현재 이 지수가 평년보다 비가 많이 내린 1998년이나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센터장은 엘니뇨로 북대서양에 '삼극자 패턴'이 형성돼 열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높은 점도 7월에 많은 비를 예상케 하는 요소로 꼽았다.
그는 “전 지구 배경온도가 높아지는 등의 영향으로 6월 장마 전에 폭염일이 늘어날 수 있다"라면서 “8월의 경우 (지금처럼) 겨울철 엘니뇨가 여름철 이후 라니냐로 전환될 때 기온이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7월은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며 폭염일은 적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 사이에 '습윤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폭염 극성기엔 지속적이고 강한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재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