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 7월 시작
연합학습 기반…데이터 유출 없이 신약 발굴
“빅파마와 경쟁 위해 벤처처럼 똘똘 뭉쳐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와 벤처기업,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K-MELLODDY) 사업단'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연합학습'은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지 않고 개별 기관에서 AI를 학습시키는 기술로 정보 유출 위험이 거의 없어 민감정보의 보호와 활용이 동시에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개발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각 제약사가 보유한 임상정보나 병원이 보유한 환자진료정보 등은 영업비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외부 유출이 어려워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에 활용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는 데이터 외부 유출 없이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해 시작한 국책사업으로, 유럽에서 시작된 'EU-멜로디' 사업을 벤치마킹해 'K-멜로디' 사업으로 명명했다.
이 사업은 이달 중 세부 사업자를 선정해 오는 7월 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단은 5일 제약사,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등 관계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5년간 진행되며 연합학습 기반 'ADMET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ADMET'은 △약물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의 약자를 합친 용어로, 이는 임상시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전체 신약개발 R&D 비용의 약 22%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등으로 임상 1상까지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임상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K-멜로디 사업단은 크게 △연합학습 기반 ADMET 예측모델 플랫폼을 구축할 플랫폼 개발사(1개사) △제약사·병원 등 신약개발 실험 데이터를 공급할 데이터 보유사(20개사) △플랫폼 고도화 등을 지원할 AI 모델 공급사(5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달 중 26개 과제 수행사가 선정돼 오는 2028년 최종 ADMET 예측 모델인 'FAM(연합 ADMET 모델)' 개발을 완료하면 이를 곧바로 상용화해 제약사 등이 실제 신약 개발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K-멜로디 사업단의 복안이다.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화종 K-멜로디 사업단장은 “이 프로젝트는 연구개발(R&D) 과제 사업이지만 단순히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실전에 사용할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K-멜로디 사업을 통해 개발될 모델은 EU-멜로디 모델보다 훨씬 진화된 성능과 확장성을 가진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체를 합친 것보다 글로벌 제약사 1개사의 규모가 더 크다. 이러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약사·병원·대학·연구소 모두 '나는 벤처기업'이라는 마음을 갖고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해 K-멜로디 사업을 위해 업계가 의기투합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