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재생에너지 3배 약속 감시한다…韓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1 10:26

작년 말 COP28에서 한국 포함 123개국 3배 확대 서약

IEA, 그냥 놔두면 약속 안지켜...추적감시 데이터 공개하기로

윤 정부 재생에너지 압박했지만 보급 앞장서는 아이러니 발생

지붕형 태양광 발전. 연합뉴스

▲지붕형 태양광 발전. 연합뉴스

작년 12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을 포함한 123개국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30년까지 3배 늘리기로 약속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를 관찰 감시하고 데이터도 계속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구속력이 없다고 어물쩍 넘기려 하지 말고 제대로 이행을 하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본의 아니게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과연 잘 지켜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발표를 통해 각국이 COP28에서 서약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진행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IEA 측은 “IEA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과 협력해 COP28에서 수립된 에너지 목표를 향한 진행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각국의 향후 경로를 파악하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국가 및 안전한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대해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두바이에서 약속한 에너지 약속의 완전하고 시의적절한 이행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작년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 123개국은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에 관한 서약'을 통해 2022년 대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2배 이상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달성 여부는 순전히 각국의 의지에만 달려 있다. IEA는 각국의 의지만으로는 3배 확대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고, 각국의 진행과정을 추적 및 공개함으로써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IEA는 각국의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정책에 따른 재생에너지 증설 용량만으로는 지구온도 1.5도 이내 상승을 막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IEA는 “NDC의 공식 약속은 현재 1300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이는 COP28에서 설정한 전 세계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양의 12%에 불과하다"며 “IEA의 새 국가별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8000GW 재생에너지 용량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COP28 합의에 따라 일단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재생에너지업계에서는 과연 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세운 2030년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후퇴시킨 바 있으며, 태양광발전 사업에 대한 감사 및 검찰 수사 등으로 관련 산업이 상당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실무안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022년 대비 2030년까지 3배 확대되는 안이 담겼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용량을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과 발전비중은 2030년 138.4TWh(21.6%)에서 2038년 230.8TWh(32.9%)로 확대될 예정이다. 여기에 원전, 수소 및 암모니아, 연료전지 등까지 포함하면 무탄소 발전량은 2030년 339.4TWh(52.9%)에서 2038년 492.6TWh(70.2%)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11차 전기본 수립위원들은 막판까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현실상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기가 힘들다는 의견이 많지만, 국제사회에 약속한만큼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담기로 결론냈다.


이러한 고민은 실무안 발표에도 담겨 있다. 실무안에는 “2030년의 경우 현재의 계통여건과 추진환경을 반영한 태양광‧풍력의 보급전망은 '10차'에서 예상된 보급전망 65.8GW 대비 낮은 수준이나 NDC 달성을 위해 산업단지 태양광 활성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조기보강, (태양광 설치) 이격거리 규제개선 등의 정책적 수단을 반영해 가속보급경로로 72.0GW로 상향 전망했다"며 “그 결과,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돼 COP28에서 합의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려면 전력망 구축이 필수적으로 전제돼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이 전기본 실무안에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확정안에는 전력망 구축 내용이 담길지 모르지만, 일단 실무안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어 실망했다"며 “재생에너지 보급은 전력망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정안에 반드시 전력망 보강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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