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비스, 2년 연속 적자에 신용등급 하락… 고민 깊어지는 김석현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1 15:51

고물가·中초과공급에 순손실 지속…신용 ‘BBB+’로

차입금·이자비용도 증가세, 부채비율 ‘200%’ 눈 앞

구조조정 등 자구책 내놨지만 단기 개선은 어려워

휴비스 CI

▲휴비스 CI

올해 새롭게 휴비스를 이끌게 된 김석현 대표이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간 적자 실적으로 재무안정성이 흔들려 신용등급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중국 섬유기업의 초과 공급이 지속돼 단기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마저 요원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휴비스는 지난 2000년 SK케미칼과 삼양의 사업부문 분리·통합으로 설립된 화학섬유업체다. 폴리에스터 원사 등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K디스커버리와 삼양홀딩스가 최대주주로써 각각 25.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한국기업평가는 휴비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단계 낮췄다.



벌써 2년째 이어지는 적자 실적이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왔다. 휴비스는 지난 2022년 매출 1조217억원을 거뒀으나 당기순손실 815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2023년에도 1080원 손실이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당시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위축된 사이,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거 쏟아진 것이 원인이다. 고물가 현상으로 원재료 비용은 증가했지만, 초과 공급에 의해 판가가 하락해 손실로 다가왔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매출이 1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익률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이 바로 이 이유에서다.




2년간 이어진 적자는 고스란히 재무적 위기로 나타났다. 휴비스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말 1498억원에서 2023년말 2861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고금리 영향으로 50억원에서 144억원까지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통상 30%를 기준으로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차입금의존도는 21.7%에서 39.3%로 커졌다. 올 1분기(42.9%)는 40%대를 넘고 말았다.


2021년말 80.3%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2022년 108.2%, 2023년 188.4%로 급증했다. 올 1분기에는 195.4%로 20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다는 것은 자기 자본 대비 부채가 2배 많다는 의미이기에 위험 수준으로 해석된다.




휴비스의 재무상태는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 김석현 대표이사가 지휘봉을 잡은 후 첫 분기 실적 역시 적자(올 1분기 손실 125억원)를 기록한 상태다. 고물가와 중국산 제품에 의한 초과 공급 현상이 현재 진행 중인 영향이다. 그에 따른 업황 악화가 계속되는 이상 올해 연간 실적 적자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는 이미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날 종가 기준 휴비스 주가는 3790원를 기록했다. 작년 신소재 '맥신' 루머에 의한 일시적인 주가 급등을 제외하고 1년 내내 4000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신용등급 하락 및 부정적인 업황 전망에 의해 3000원대로 레벨 다운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이익을 거둔 2021년 말(8590원) 대비로는 50% 넘게 하락했다.


현재 휴비스는 재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을 낸 상황이다. 이미 올해 시무식에서 김 대표는 자동차 및 친환경, 산업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인력 및 설비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 등 비용을 감축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연내 대전연구소·전주공장 부지 등 매각도 추진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도 사천휴비스 재무부장으로 근무하며 흑자 전환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단 인적 구조조정 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재무개선 효과는 내년 이후에야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홍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점진적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되며, 운영 및 설비 투자 상당 부분을 자체 충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2024년까지 적자가 예상되어 잉여현금창출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은 2025년 이후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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