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정체성 입힌 AI 서비스 낼 것”…정신아 미래 구상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2 12:00

11일 데이터센터 안산서 첫 기자간담회…AI 투자 비전·조직 쇄신 방향 공유

AI 접목 서비스 연내 출시 목표…전담조직 ‘카나나’로 서비스·모델 투트랙

하반기 내부 쇄신·체질 개선 본격화 전망…대내외 리스크 타파 속도낼 듯

정신아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에서 진행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프레스 밋업 행사 직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경영 색깔이 내정 반 년째를 맞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연내 '카카오만의 색깔을 입힌 AI 서비스' 출시를 위해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책임경영 기반 마련과 윤리적 리더십 확립을 통한 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11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프레스 밋업 직후 즉석으로 진행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 투자 비전과 내부 쇄신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최근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생성형 AI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력 및 안정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신속히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한 돌파구를 '활용도'에서 찾았다. AI 모델 자체보단 자사 서비스에 기술을 효율적으로 접목해 성공적으로 수익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AI 기술에 카카오의 정체성을 입힌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 기존 카카오에서 주력 서비스를 맡았던 핵심 인물들을 전진배치했다.




카나나는 AI 모델 개발 중심 '카나나 알파'와 서비스 중심 '카나나 엑스'로 구성됐으며, 두 조직은 시너지를 위해 원팀 체제로 일하게 된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접목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조기 출시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최근 애플이 자체 AI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 양상이 언어모델에서 자사 서비스 활용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시대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위너'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장에서 드러낼 수 있는 카카오만의 차별점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AI 사업에서 잘 할 수 있는 건 사용자들에게 정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AI에 대한 성장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면서도 현재 카카오가 갖고 있는 기반을 충실히 다지며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영 쇄신에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뜻도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성장 방향성에 맞게 내부 구조를 개편하고, 그 과정에서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까지 바꾸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카카오는 정 대표 취임 직후부터 쇄신 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 카카오가 15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크고 작은 소송에 휘말려 있어 사법 리스크도 여전하다. 상반기는 체질 개선을 위한 조직과 리더십 개편에 집중했다면 하반기는 이러한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해 리스크를 타파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카카오는 고의적 불법행위를 한 경영진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방안 검토 등 쇄신안을 준법과신뢰위원회에 보고했다.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CA협의체 중심 컨트롤타워 구조를 확립하고 김범수 CA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쇄신에 나선다.


또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큰 의사결정 시 사전 리스크 점검 및 사후 모니터링 체계 강화 △경영진 책임 강화를 위한 내·외부 평판검증 등 임면 프로세스를 강화 등도 검토키로 했다.


정 대표는 “상반기는 조직 통합을 통해 원팀 체제를 구축,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결속력과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게 카카오에서 했던 일"이라며 “그룹 관점으로 넘어가면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체계, 체질에 맞는 그룹으로서의 리더 선임 작업이 많이 이뤄졌는데 하반기엔 이러한 체계를 보다 공고히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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