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 전년 대비 감소 전망…글로벌 수급 밸런스 불리
고부가 제품 중심 판매 확대·신사업 및 자회사 실적 향상 모색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동국제강 당진공장, 세아제강 포항공장(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18억t 이하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발 공급과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 조강생산량은 212만2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 가량 감소한 수치다.
조선용 후판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자동차·기계 등 수요산업 내수가 위축된 탓이다. 특히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해 봉형강 업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산 철강재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소비되지 못한 물량을 밀어내는 중이고, 일본도 엔저에 힘입어 국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 2분기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철강 업종의 매출이 1분기 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월 수출은 29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9% 감소했다. KIET는 이를 포함한 올 상반기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인도향 수출이 늘어나겠으나, 수출 단가 하락이 전체 실적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하반기에도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 등이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2% 감소를 전망했다. 미국·유럽연합(EU)·인도를 비롯한 국가향 수출이 증가하겠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까닭이다.
하반기 내수의 경우 조선향 판매가 원활하고 자동차용 수요도 개선되는 반면,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전기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2차전지 파우치용 도금강판 △스테인리스(STS) 무계목 강관을 비롯한 제품 판매 확대로 지속가능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포항 4고로 개수 완료가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는 등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제철에서는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스틸파이프를 비롯한 자회사들이 힘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향 차강판 마진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미국 내 특수합금 생산법인(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을 구축한다. 발전·항공우주를 비롯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사용후 핵연료 운반·저장용기 수주도 노리고 있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럭스틸과 앱스틸을 비롯한 고부가 제품의 수출 판매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수혜는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은 그만큼 수요가 부진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철광석값도 지난해말 대비 25% 가까이 낮아진 만큼 향후 제품값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