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First Mover’로 전환 모색
천연가스,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유연성 자원, 공급 안정성에 최적 에너지원
“탄소저감 기술 향상되면 2050년이 돼도 가장 경쟁력있는 에너지 될 것”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송재호)가 1984년 6월 설립되어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40여년만에 국민연료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 도시가스산업은 수요가수 2100만개, 보급률 84.6%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성장을 경험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과 위기를 맞고 있다.
에너지 전환, 석탄에서 도시가스 공급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는 주 연료로 대부분 석탄을 소비하고 있어 석탄사업이 절정이었던 반면, 도시가스는 배관망, 공급시설 등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선진국에서만 공급되고 있던 실정이었다.
1980년대 정부는 국민의 편의와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천연가스 도입을 추진, 1983년 12월 21일 도시가스사업법(법률 제3705호)을 제정해 국내 도시가스사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석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던 민영회사는 '석탄'이라는 안정적인 연료 공급업을 뒤로 하고 도시가스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가스협회는 1984년 4월 16일 정식 출범하게 됐다.
청정에너지 LNG 공급으로 도시가스산업의 고속 성장
1987년 LNG 도입과 함께 도시가스산업의 성장기가 시작됐다. 매년 배관망과 공급설비 구축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해 1990년부터 2000년대까지 국내 에너지 산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년 20%라는 공급량 증대를 기록했다.
국내 도시가스사업은 1990년 최초 100만 고객 공급 이래, 매 6~8년 마다 500만 고객을 추가 공급했다. 2004년에는 1000만 고객을 공급한데 이어, 30년 만인 2020년에 2000만 고객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2024년 현재 고객 수는 2100만개를 넘어서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국가 주도로 추진된 전력산업은 수요가 1000만개 달성에 80년이 걸렸지만 도시가스사업은 25년만에 달성했다. 2000만 고객 달성에는 전력산업이 10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40여 년 만에 이룩하는 등 세계 천연가스산업에 유례가 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국내 도시가스산업의 이러한 성장은 첫 번째, 천연가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 두 번째 천연가스가 갖고 있는 경쟁력(청정성, 경제성, 편리성), 세 번째는 청정연료 보급확대 정책 등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지원이 큰 밑거름이 됐다. 마지막으로, 석탄산업 절정기에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던 산업과 시장을 개척한 도시가스 경영인들의 혁신 정신과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 오늘날의 도시가스산업을 가능케 했다.
도시가스 공급체계는 도매사업과 소매사업으로 이원화해 운영되고 있다. 도매사업의 주체는 한국가스공사로서,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국내 인수기지(평택, 인천, 통영, 삼척, 당진)에 저장했다가 도시가스회사, 발전소 및 대량수요처에 공급을 하고 있다.
한편, 소매사업은 도매사업자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은 일반도시가스사업자가 가정용, 산업용, 업무용, 일반용, 열병합용, 수송용, 냉난방공조용, 연료전지 등 다양한 용도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전국 34개 도시가스社가 시·도지사로부터 허가받은 공급권역 내 소비자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229개 시·군·구 중 216개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산업 성숙에 따른 위기, 과감한 혁신과 새로운 도전
도시가스산업은 2010년부터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 악화로 인해 성장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내수 경기 악화와 B-C유 강세 등의 요인으로 2015년까지 한 자리 수 또는 마이너스로 성장세가 돌아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24년 기준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전국 보급률 84.6%와 2,114만 고객 달성, 지구 둘레의 1.3배에 달하는 5만2541km의 배관망 건설로 국민 대표 에너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전세계 천연가스 산업에 유례가 없는 성장이었다.
아울러,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중립'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은 그 간에 청정에너지로 자리매김한 도시가스의 입지를 위협하는 등 도시가스산업은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도시가스협회는 이러한 '위기'를 과감한 혁신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기회'로 전환하고자 2021년 4월 미래혁신위원회를 발족하였다. 동 위원회는 △미래비전위원회 △미래시스템위원회 △미래경쟁력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 4개 위원회로 구성되어 도시가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향후 도시가스산업의 미래는 현재 업계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하고, 그 간에 누구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고 과감히 시도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에 달려 있다.
도시가스업계는 도시가스산업을 '안전을 공급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도시가스 공급시스템을 디지털화 해 안전관리 고도화, 선진화를 이룩했다. 배관과 시설물 정보 등을 관리하는 지리정보시스템(GIS), 원격감시시스템(SCADA), 사고·재난 발생 시 신속한 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시스템(EMS)·원격차단밸브(MOV) 등이 통합된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배관망, 드론, AI, 가스AMI 등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 접목을 통해 강화된 가스안전은 우리의 일상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도시가스협회와 도시가스업계는 도시가스가 국민에너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고객 서비스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2014년부터 업계 자체적으로 '도시가스 사회공헌기금' 100억원을 조성하여 참가비용 전액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 대회, 가스기기 지원사업,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 가스안전 교육사업, 재난구호 성금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가스의 역할
에너지 전환은 재생에너지의 공급확대가 능사가 아니라 국가가 가지고 있는 경제, 사회적 능력과 인프라, 시스템 및 에너지 전환 준비성 등이 골고루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은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며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이미 혁신의 DNA로 에너지 전환을 경험한 바 있다. 가스보국의 기치 아래 국민들에게 연탄을 대신할 새로운 청정연료의 공급으로 쾌적한 삶을 제공한다는 업(業)의 도메인(Domain)을 재정립하고, 주력 사업 자체를 트랜스포메이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연가스는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유연성 자원, 장기적으로는 공급 안정성에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Shell의 '2024 LNG Outlook'에 따르면, 글로벌 LNG 거래량은 2023년 4억톤에서 2040년에는 최대 6.8억톤까지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천연가스시장에 유례가 없는 성장을 이룩한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수 있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도시가스산업의 시스템적 성과와 에너지 전환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국내 도시가스 사용 가구는 2000만개를 넘었으며, 5만㎞의 공급망을 구축, 전국 공급망 체계를 완성해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85%에 달한다.
또한 통합안전관리시스템(TSM) 구축으로 국내 유틸리티사업 중 재해율이 가장 낮다. 현재 혼소 공급을 준비하는 도시가스 공급설비는 수소경제를 앞당길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 공급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천연가스의 확장성과 범용성(versatility)으로, 발전 등에 한정된 재생에너지나 수송용에 집중되는 석유와 달리, 천연가스는 발전은 물론, 산업, 가정, 상업, 건물, 수송, 원료용까지 거의 모든 용도에 공급이 가능하여 현존 에너지원 중 가장 범용적인 에너지다.
냉난방 겸용과 전력피크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와 같이 분산에너지원의 강점도 갖고 있다.
셋째,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등 기술혁신을 통해 CCUS가 상용화 된다면 세일혁명과 더불어 에너지 전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EA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CCUS의 기여도를 총 감축량의 18%로 제시한 바 있다.
넷째, 재생에너지와 전전화(全電化)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0.4468 Co2톤/Mwh으로 천연가스(0.2137)의 두 배다. 현재 8%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인다면 2035년이 돼야 전력의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천연가스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배출계수를 고려하지 않는 단순 전전화는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한계점을 감안하고, 천연가스 부문의 기술 혁신에 진전이 있다면 2050년이 돼도 천연가스는 가장 경쟁력있는 에너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적으로 기존의 천연가스 공급설비+다양한 전환 옵션의 결합(수소, 메타네이션, P to G, CCUS 등)으로 합리적인 에너지전환이 요구된다. 경제성, 에너지안보, 지속가능성이라는 에너지 전환의 트라이앵글을 모두 갖춘 국내 도시가스산업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천연가스는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유연성 자원, 장기적으로는 공급 안정성에 최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 국내 도시가스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한국도시가스협회의 창립 40주년은 도시가스업계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도시가스산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