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성장 둔화 가속…MZ세대 소비자 잡기 온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7 15:31

순증 규모 지속 감소세…1월 13만명→4월 4만6000명으로 약 60% ↓

알뜰폰→통신 3사 번호이동 증가…전환지원금 등 여파에 시장 성장 제동

저가 요금제 출시에 이탈 방지 전략 수립…데이터 무제한 등 서비스 확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대안으로 제시…“규제 완화해 가격 경쟁 장려해야”

알뜰폰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 전경. 사진=이태민 기자

통신 3사가 저가 요금제를 지속 출시하면서 알뜰폰 업계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들은 초저가 요금제와 이색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취소 계획을 밝히면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 실패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알뜰폰 시장 지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알뜰폰 회선수는 921만2813개로 전월보다 4만6141개 늘었다. 다만 순증 규모는 올 들어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알뜰폰 순증 규모는 12만6014개, 2월 12만4993개, 3월 19만4117개였다.



반면 이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의 번호 이동은 증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유입되는 경우는 11만600건에서 14만675건으로 3만75건 늘었다. 반면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변경한 경우는 28만1329건에서 19만3221건으로 8만8108건 감소했다.


통신업계는 알뜰폰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5세대 이동통신(5G) 최저요금제 출시를 지목한다. 현재 알뜰폰 업계의 주력 상품 요금 구간은 1만원~2만원대에 형성됐는데, 월 2만원대 요금제까지 나오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든 탓이다.




지난 4월 본격 도입된 전환지원금 역시 알뜰폰 시장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초 통신 3사 간 마케팅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알뜰폰 가입자 이탈만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알뜰폰은 지난해 6월 800만개를 돌파한 후 약 9개월 만에 900만개를 넘어섰지만, 이대로라면 연내 1000만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업계는 5G 단말과 LTE 요금제 교차가입 수요를 노리는 무제한 요금제부터 보이스피싱 안심 요금제, 프랜차이즈 카페 결합 요금제 등으로 MZ세대 가입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4종을 출시했다. 5G 단말을 이용해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LTE 라인업을 강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늘렸다. 6월 한 달간 인기 LTE 단말 요금제 10종을 기존보다 월 8000원 이상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KT엠모바일은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중고 거래·직거래 사기 피해를 예방, 보호하기 위한 '후후 안심 요금제' 3종을 이날 출시했다. 보이스피싱 예방 솔루션, 보이스피싱·스미싱 피해 보상, 온라인 사기 피해 보상, 보이스피싱·스미싱 대응 변호사 선임 비용 등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SK텔링크의 국제전화 서비스 '00700'은 국제특송기업 DHL과 손잡고 구독형 제휴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기본료 1만원에 전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국제전화 300분과 함께 연말까지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DHL 온라인 40% 할인권, 직영접수처 5000원 할인권 등 2종의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미디어로그 알뜰폰 'U+유모바일'은 더본코리아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빽다방과 협업해 '빽다방 100원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매월 빽다방 아메리카노 쿠폰을 4장씩 25개월간, 총 100장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알뜰폰 업계 최초로 커피 브랜드와 협업해 차별화했다.


하지만 자본력이 여의치 않은 중소 알뜰폰 업계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통신 3사가 올해부터 알뜰폰 업체에 지급하는 영업보조금을 줄이면서 저가 요금제를 운영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최근 제4이동통신사 출범이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이를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신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선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추환 영남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알뜰폰 시장에서의 후생효과 분석을 통한 시사점 고찰'을 통해 “라이선스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망 이용료를 내리는 등 규제 요건을 완화해 통신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주파수 할당 및 기반 인프라 접근을 보장하고, 저렴한 할당 등을 통해 가격 경쟁을 장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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