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센텍 개미 주식 1억원이 1687만원으로… RCPS 리픽싱 80% 할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8 15:47

개미 주식 1억원은 1687만원으로…최대주주는 5배 이득

증권가 “최대주주 위주 편법적 행위…신주 발행 자제해야

휴센텍 CI

▲휴센텍 CI

코스닥 상장법인 휴센텍이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전환가액을 대폭 낮추는 결정을 내려 기존 주주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주가 대비 저렴하게 진행된 유상증자와 더불어 주주가치의 상당한 희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휴센텍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주주들이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를 확인한 결과 휴센텍은 지난 2021년 9월 제3자 유상증자로 발행된 RCPS의 전환가액을 기존 1130원에서 310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530만주에서 1935만주로 대폭 증가했다. 헤당 RCPS는 포트해밀턴조합 등을 대상으로 발행됐다가 지난해 10월 현 최대주주인 ㈜큰솔로 이전된 상태다.


문제는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휴센텍의 상장주식수는 8835만주다. 여기에 이번에 새롭게 전환 가능하게 된 1935만주까지 합산하면 총 주식수는 1억 77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결국 기존 주주 1주당 지분가치은 현재의 82.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휴센텍의 주가는 현재 1505원에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조정된 RCPS 전환가액인 310원과는 약 5배 가량의 차이가 난다. 만약 거래가 재개돼 주가가 하락한다면 기존 주주들의 손실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앞서 휴센텍은 지난 3월 최대주주인 ㈜큰솔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신주 발행가는 310원으로, 유증 발표 직전 주가였던 1505원 대비 79.4%의 할인율이 적용돼 형평성 논란을 빚었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같은 발행가로 대규모 RCPS 리픽싱을 단행하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거래정지된 가격을 기준으로 1억원 어치의 휴센텍 주식을 보유한 주주의 주주가치는 주식의 추가 상장과 가격 리픽싱을 반영하면 약 1687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번에 가격이 조정된 RCPS가 발행된 지난 2021년 9원은 휴센텍의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다. 주가 급등 시기에 메자닌을 발행하는 것은 대상자에게 크게 유리한 결정이다. 높아진 주가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향후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이번처럼 리픽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큰솔은 지난해 회사 정상화를 천명하며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진을 새로 꾸린 바 있다. 하지만 두번의 리픽싱으로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 주주들의 소외감이 더 크다.


휴센텍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있는 상황이다. 거래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가운데, 주주들은 대규모 감자나 RCPS 리픽싱 등으로 인한 지분가치 하락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 정지로 주식을 매도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리픽싱까지 단행한 것은 주주에 대한 배신으로 최대주주 위주의 편법적 지분 확대 행위"이라며 “최소한 거래가 재개돼 주주들이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까지는 무리한 신주 발행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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